전염병 치료제로 고려약 공급했다가 “효과 없다” 비판에 공급 중지

패독산 등 공급하며 무상치료제 선전…주민들 "차라리 국경봉쇄 풀어 약 들여오는 게 낫겠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인민군 군인들이 오늘도 평양시 약국들에서 수도 시민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복무하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방역위기 상황에서 헌신하고 있는 인민군을 조명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함흥시 약국에 전염병 치료제로 고려약(북한식 한약)을 공급했다가 효과가 없다는 주민 불만이 터져나오자 공급을 중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정부는 주요 공업지대인 함흥시 약국들에 악성 전염병 치료제로 패독산, 삼향, 우황청심환을 비롯한 고려약들을 공급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으나 해열제의 약효가 뚜렷하지 않아 다시 공급을 중지시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일부터 함흥시 내 약국들을 통해 입원환자들과 격리 세대들에 고려약 공급을 진행하면서 사회주의 무상치료제의 우월성을 선전해왔다.

‘약까지 무료로 제공해주는 혜택을 주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당에서는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 나라인가’라고 강조하면서 고려약 공급에 열을 올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열에 특효가 있다면서 공급한 고려약이 정작 아무런 효과가 없어 주민들 속에서 비판적인 반응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일부 주민들은 ‘단번에 두세 봉지를 먹어도 전혀 해열되지 않고 기침이나 가래도 삭지 않으니 도대체 이것이 약인지 아니면 보리길금(맥아, 麥芽) 가루인지 모르겠다’며 의사들에게 전염병에 맞는 해열제인지를 따져 묻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의사들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체질이 약하면 이 약이 반응을 잘 하지 않는다’, ‘해열제이긴 하지만 사람마다 다 맞는 것은 아니다’는 대답으로 어물거렸고, 결국 북한 당국은 해열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보고 고려약 공급을 중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도 비상방역지휘부는 감기 해열에 말 잘 듣는 약으로 소문났던 패독산이 악성 전염병에 전혀 도움이 안 되니 일단 이미 공급된 것은 그냥 그대로 두고 더 공급할 의미가 없다고 토의해 공급을 중지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은 최대비상방역체계니 하면서 전염병을 차단하느라 고생하지 말고 차라리 국경봉쇄를 풀어 밀수라도 해서 중국에서 약을 들여오는 것이 낫겠다면서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