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통제 문제로 군당 책임비서와 충돌한 보위부장, 해임·철직

당에 대한 정면도전 행위로 여겨져…'당이 주도권 쥐고 방역대전 통일적으로 지도하라' 지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각 도들에서 지역의 자연지리적, 경제적 조건에 맞게 비상방역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비상방역에 관한 주민 통제 문제로 군당위원회 책임비서와 마찰을 빚은 북한 황해북도 토산군의 보위부장이 해임, 철직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토산군 보위부장은 지난달 중순 비상방역을 논하는 군당회의에서 주민 통제에 대한 문제로 군당 책임비서에 정면도전했다가 이 일이 당에 보고되면서 국가가 위기에 처한 시기에 당에 정면도전한 반당분자로 몰려 출당, 해임, 철직되고 무자비한 혁명화에 내몰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보건행정지시를 과학적, 논리적으로 집행해 나가려는 비상방역지휘부 성원들의 의견과 문건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회의가 일단락되는 분위기에서 군(郡) 보위부장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발생했다.

군 비상방역지휘부 성원인 보위부장은 군당 책임비서가 말하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끼어들어 “지금 이 상황에서 인민들을 어르는 식으로 할 수만은 없다. 망치를 잘못 휘두르면 못이 솟아나니 인민들이 머리를 쳐들지 못하게 무자비한 통제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

그러나 군당 책임비서는 “비상방역 규정도 인민들을 살리자는 규정인데 그런 언급은 일제 때 순사들이 하던 얘기와 뭐가 다른가. 당신은 인민을 위한 토산군 비상방역 집행위원이 맞는가. 책임간부답지 않게 말한다”고 지적해 두 사람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군 보위부장은 “비상방역 집행은 기본적으로 보위부가 맡고 있다”고 소리치면서 보위부가 모든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듯한 발언을 했고, 이에 군당 책임비서는 “이것은 당에 정면도전한 것과 같다”며 회의록 내용을 전부 도당에 올려보냈다는 전언이다.

결국 이 사건은 중앙에까지 보고돼 ‘보위부장이란 자가 당이 준 믿음과 신임에 보답하기는커녕 머리를 쳐들면서 정면도전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당의 두리에 굳게 뭉쳐 방역대전을 책임적으로 진두지휘하라는 것이 당의 일관된 방침이라면서 일꾼들의 자의적 해석과 무규율적 행동에 대해 묵과하지 말고 단호히 처갈길 것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앙에서는 ‘난관을 타개할 방도를 찾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조성하거나 반당적인 행동은 절대로 허용하지 말라’, ‘보위, 안전기관 책임일꾼들과 방역기관 일꾼들의 방역정책 집행 문제에서도 당이 직접 나서 교양과 통제를 강화하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또 ‘각급 당과 정권기관, 사회 각 부문은 당 중앙의 결정과 지시에 무조건 통일적으로 움직이고 집행 보고하는 규율체계를 세우라’며 ‘비상방역 활동에서 당 중앙의 지시를 그대로 집행하는 도·시·군당들과 모두 일치 보조를 맞추며 당이 주도권을 쥐고 방역대전을 통일적으로 지도 집행하라’고 강력하게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이번 토산군의 사건을 강연자료로 만들어 전국의 모든 도·시·군당과 정권기관에 빠르게 배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