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격리자 위한 ‘군민(軍民)봉사대’ 조직…현장선 ‘아우성’

식량, 채소, 소금, 된장, 땔감 긁어모아 주민 지원…간부들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북한 격리자 채소 지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월 24일 ‘따뜻이 위해주는 마음들이 아픔을 가셔주고 우리의 생활을 아름답게 해준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힘든 이들을 도와주는 주민들의 미담을 소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함경북도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자가격리된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군민(軍民)봉사대를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당위원회의 결정하에 전 도적으로 자가 격리된 주민들을 위해 도안의 모든 비상방역 부문 일꾼들과 9군단 산하 부대들, 교도대, 노농적위대가 합세한 도 군민봉사대가 조직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군민봉사대는 임시조직으로서 지역별로 지구를 나눠 활동하고 있으며, 도당은 비상방역이 끝날 때까지 해당 조직을 해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군민봉사대는 매일 방호복에 마스크, 장갑 등 방역용품을 착용한 채로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군부대들에서 탈탈 털어 모은 식량과 채소, 소금, 된장뿐만 아니라 화목과 구멍탄 등 땔감까지 모두 나눠주러 다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도에서는 매일 오후 5시 30분이면 신규 발열자 수, 격리 해제 완치자 수, 사망자 수에 대한 통계를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보고하고 있는데, 매일 전염병 의심 환자의 수가 늘고 있어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치료 약도 없고 또한 격리된 상태에서 굶어 죽거나 하는 현상들이 계속 지속되고 있는데 위에서는 어떻게 하나 이를 막아야 한다면서 책임을 도 책임일꾼이나 비상방역 일꾼들에 전가하니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국가에 손을 내밀지 말라. 도·시·군에 간부들이 왜 있는가.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으니 통계를 제대로 보고할 수 없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는 북한이 밝히고 있는 통계와 실상에 차이가 있음을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소식통은 “임시적인 조치이기는 하나 군민봉사대를 조직해 도내에 있는 식량을 전부 털어내 격리자들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없는 식량을 더 끄집어낼 수도 없는 형편에서 간부들은 이것도 하루 이틀이라고 아우성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도당은 이번 방역대전에서 함경북도가 잘 견뎌 나가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나 전국적으로 꼴찌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간부들부터 앞장서서 쌀, 채소, 소금, 된장, 땔감 등을 내라고 등 떠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