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사회주의 척결을 강조하며 탈북민 가족과 행방불명자 가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어 이에 해당하는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 보위부가 월남도주자(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를 노골화하고 있다”며 “이에 남조선(남한)에 간 가족이 있는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달 중순에는 혜산시 20대 청년 이모 씨와 담당 보위원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보위부가 협조자들을 통해 이 씨 가족에 대한 항시적인 감시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보위부가 이전에는 남조선에 간 가족이 있는 주민들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에서 몰래 감시했는데 이제는 대놓고 건드리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며 “월남도주자 가족들도 ‘이래도 저래도 우리는 감시대상’이라며 여기에 맞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2016년 아버지가 탈북해 현재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남한에 정착해 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북한에 남은 이 씨와 그의 어머니에 대한 보위부의 감시가 이어졌다.
이 씨가 대학을 다닐 때는 학급 동기들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고, 어머니는 앞집과 옆집 등에 사는 주민들과 인민반장이 감시했다고 한다.
보위부는 이들을 통해 이 씨의 집에 모르는 손님이 찾아오지는 않는지, 특히 남한 소식을 전하러 오는 이는 없는지, 이 씨와 그의 어머니가 사람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등을 파악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탈북민 가족과 행방불명자 가족 세대를 조사해 농촌으로 추방하는 사업이 진행되면서 보위부는 더욱 노골적으로 이 씨와 그의 어머니를 감시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회령서 탈북 가족 4차례 ‘오지’ 추방…외부 정보 유입 차단 연관?)
실제 담당 보위원이 이 씨 가족을 찾아와 ‘요즘 아버지에게서 연락 온 게 없느냐’, ‘남편이 돈을 얼마나 보내주느냐’고 대놓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보위부의 행태를 참다 못한 이 씨는 지난달 집을 찾아온 보위원에게 “우리가 간첩이냐. 잡아갈 거면 그냥 잡아갈 것이지 왜 사람을 못살게 구느냐”고 소리쳤고, 이 과정에 보위원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문제시됐다.
결국 이 씨는 보위원 폭행 혐의로 시 안전부에 구속돼 20일간의 조사를 받고 지난 8일 풍서군의 한 협동농장 농장원으로 강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폭행했다는 이유로 추방까지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보위원을 함부로 대하고 맞서는 대상들에게 어떤 대가가 따르는지를 주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공포감을 심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