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남도·황해도, 주요 평야지대에 식량 풀어…주민들 ‘웃음꽃’

특정 지역에만 한 달 분 식량 공급…타지역 주민들 "우린 의붓자식이냐" 서운함 토로

농기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1년 5월 18일 ‘모내기를 일정 계획대로 드팀없이’라는 제목으로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협동농장의 사진을 실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남도에서 본격적으로 모내기가 시작되면서 일부 지역에 한 달분 식량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평안남도 강서군, 평원군을 비롯한 벌방지대(평야지대)와 황해북도의 미루벌, 황해남도의 재령나무리벌 등에서 지난 6일부터 모내기 전투가 시작되면서 한 달분 식량 공급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북한은 모내기 전투에 들어가기 전 전투에 참여하는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식량을 풀어주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진 않았으나, 대신 모내기 전투 기간 주민들에게 일만 시키지 말고 먹는 문제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주민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면 모내기에 동원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평야지대가 있는 황해도와 평안남도는 식량 공급을 진지하게 토의했고, 최종적으로 주요한 곳에 풀기로 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생활이 어려워 풀죽만 먹고 사는 주민들은 모내기 전투 현장에서 쓰러질 정도로 몸이 약해진 상태라 도에서는 황급히 손을 써 여유 식량을 긁어모아 공급에 들어간 것이라는 얘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남도는 주요 평야지대 모내기에 동원되는 단위들을 대상으로 공장 기업소, 인민반별로 6~10일까지 어른은 하루 1인당 400g, 아이는 100g 기준으로 한 달 분의 식량을 공급했다.

또 황해도의 경우에는 어른 600g, 아이 250g을 기준으로 4~8일까지 한 달 분을 공급하면서 시장에서 판매되는 값의 절반 값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평안남도와 황해남북도 3개 도는 정치조직과 인민반들이 정말로 돈이 없어서 장마당 값의 절반으로 주는 식량조차 살 수 없는 주민들을 도와줘서라도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주민들은 한 달 분의 식량 공급 결정이 소문에 불과하다고 믿고 있었다가 실제로 내려지자 얼마 안 되는 양이지만 그마저도 너무 기뻐 모두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고 전했다.

이번 주요 평야지대 식량 공급으로 도는 면을 세웠고, 배급을 받은 주민들은 힘을 내서 모내기 전투에 임하자며 결의를 다지는 분위기라고 한다.

다만 모든 지역에 식량이 공급된 게 아니어서 이를 받지 못한 주민들은 “어디나 다 모내기에 동원되고 일은 똑같이 하는데 우리는 의붓자식이냐”며 서운한 감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