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상이완’ 의식했나…北, 10~20대 청년들 장사활동 통제

인민반 통해 청년 장사 활동 단속·처벌 방침 밝혀…소식통 "오죽하면 어려서부터 장사하겠느냐"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청년들의 사상 이완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다가오는 5월부터 10~20대 청년들의 시장 활동을 제한하고 강력 통제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함경북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지난 18일 회령시 인민반들에서 회의가 진행됐다”며 “회의에서는 4월 11일 방침에 따라 10~20대 청년들이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것을 단속할 것이며, 단속되는 청년들은 법적으로 처벌받는다는 내용이 주민들에게 전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는 생계난을 핑계로 돈을 내고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조직 생활에 빠지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급중학교(고등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은 10대들이 장마당이나 골목에 앉아 장사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대 청년들도 마찬가지로 조직 생활을 기피하면서 장사에 몰두하고 있는데, 특히 이런 현상은 20대 여성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북한의 20대 여성들은 ‘당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은 굶어 죽는 길이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면서 시집갈 준비를 하거나 앞으로의 미래를 위한 장사 밑천을 마련해둘 목적으로 장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가장들이 군대나 각 조직에 매여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직의 통제를 덜 받는 여성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장사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젊은 여성들도 어려서부터 장마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기점으로 국가 배급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여성들의 생활력과 경제력으로 가족의 생계가 유지되는 흐름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른바 ’돈주‘로 불리는 신흥 부유층의 상당수가 여성들인 것도 그 이유다.

이렇듯 장사 활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오고 큰돈을 만지기까지 하는 윗세대를 곁에서 지켜봐 온 청년들의 머릿속에는 ‘배급제가 붕괴된 나라에서 먹고살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고, 이에 어려서부터 앞다퉈 장사에 뛰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다만 북한은 청년들이 장사에 힘을 쏟기 위해 조직 생활을 등한시하고 있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이를 당정책에 어긋나는 반당·반혁명적 행위, 비사회주의적 행위로 간주해 청년들에 대한 단속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장사 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국가의 통제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철저히 장악하면서 체제 유지 문제와 직결된 청년들의 사상 이완 현상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청년들의 장사 활동을 통제하려는 당국의 행태에 주민들은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식통은 “요즘 같은 세상에 먹고 사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면서 “오죽했으면 한창 뛰어놀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청년들이 학교도 졸업 못 한 상태로 어려서부터 장마당에 나와 장사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