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외부담 없애라더니…태양절 행사 준비 불참 주민들에 “돈 내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을 맞은 수도 평양의 모습을 조명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 110주년을 앞두고 관련 행사 준비에 주민들이 동원된 가운데, 동원에 빠진 주민들에게는 후방사업을 명목으로 한 세외부담이 전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이달 초부터 함흥시에서는 매일 오전 9시부터 1시까지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원들이 태양절 행사 준비에 동원됐다”면서 “여기에 참가하지 않은 여맹원은 후방사업 비용으로 1인당 1만 원을 바칠 것을 강요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는 태양절과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에 매년 경축 행사를 조직하면서 여맹원들을 동원해왔다.

특히 올해는 정주년을 맞아 국가 최대의 명절로 성대하게 경축하라고 특별히 주문해 각 지역에서는 각종 공연과 모임 등 여느 때보다 더욱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이런 행사 준비에 불참한 여맹원들에게는 동원된 주민들을 위한 간식 보장 등의 후방사업을 명목으로 세외부담이 지워졌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에 따르면 함흥시 성천동의 40대 여맹원은 건강상의 문제로 며칠째 충성의 노래모임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후방사업 비용으로 3만 원을 내라는 강요를 받았다.

해당 여맹 조직의 초급단체 위원장이 “충성의 노래모임 참가자 중에는 아픈 사람들이 많지만 높은 충성심을 가지고 이겨내고 있다. 태양절이 당장인데 지금처럼 노래모임에 빠지면 그 자리를 누가 메우느냐”면서 “정 아프면 후방사업으로 3만 원을 내고 빠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한 형편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여성들이 하루 행사를 위해 수일씩 모여 연습해야 하니 누군들 반기겠느냐”면서 “정부가 세외부담을 없애라고는 하지만 행사에 동원되는 주민들의 식사와 간식 보장을 명목으로 인민반과 여맹 조직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세외부담을 하게 하는 한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