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군인들이 복귀 및 전역 시기가 지났음에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현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데일리NK 러시아 현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모스크바에 파견된 7총국 소속 20대 최모 씨 외 4명의 군인이 원칙상의 파견 기간은 물론 제대 시기가 훌쩍 지났음에도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외화벌이에 투입되고 있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체류 기간을 3년으로 정하고 때에 맞게 교대 인원을 파견해왔다. 파견 군인들도 3년 근무 후 자대로 복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이 국경을 전면 봉쇄하면서 해외 파견 군인들의 자대 복귀가 미뤄지고 있다. 최 씨 외 4명의 경우가 그렇다.
이 군인들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2018년에 러시아에 파견됐다. 원칙대로라면 2021년에 북한으로 돌아갔어야 했다. 더욱이 이들은 지난해 만기전역 대상자들이었지만, 제대 명령이 계속 미뤄지고 여전히 러시아 현지에서 외화벌이에 내몰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파견 군인들의 이탈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중순 모스크바에서 7총국 소속 군인 2명이 허가 없이 부대 밖으로 나갔다가 보위국 요원들에게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조사에서 돈벌이를 위해 야간 부업을 가려 했다고 진술했으나 보위국은 이들을 탈북혐의로 체포해 현재 감금한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북한이) 군인들을 해외로 내보낼 때 도망가지 않을 사람인지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며 “군인들은 나름대로 정치사상적으로 철저히 무장된 대상들이고 고향에 가족도 있기 때문에 일반 노동자들보다 군 인력을 더 활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가장 첫 자리에 놓고 해외파견자 선발사업을 진행한다. 여기에 가족을 일종의 인질로 삼아 탈북 방지 장치를 마련해둔다. ‘사상은 변해도 가족애는 변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소식통은 “다른 부대들에도 제대 나이가 지났음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군인들이 있다”면서 “그런데 야간까지 작업에 내몰리면서 담배 살 돈마저 못 받으니 도망치는 것을 고심하는 군인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2월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군 의무복무기간이 남성 9~10년에서 7~8년으로, 여성은 6~7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