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했는데 학생 출석률 ‘엉망’…도 교육부 실태조사 나섰다

평안북도 신의주시 신비초급중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학교들이 3월 1일 개학을 맞은 가운데 현재 학생들의 출석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파악돼 함경북도 교육부가 실태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3월 개학을 맞으며 도안의 소학교(초등학교)와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대학, 전문학교들의 학생 출석률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는 문제가 도당위원회에 반영됐다”며 “이에 도 교육부가 가장 출석률이 낮은 산골학교들을 중심으로 먼저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 교육부는 우선 초·중·고와 대학, 전문학교들에서 올려보낸 재적인원수와 학적부, 출석부 자료를 분석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시 외곽의 농촌 및 산골 마을 학교들에 내려가 직접 학생 출석률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조사에 앞서 도 교육부는 학교장이나 담임 교사들을 만나 상황을 파악하던 기존의 조사 방식에서 벗어나 출석률이 저조한 학교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실태를 파악해 도당에 보고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3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조사한 데 의하면 도당에 올려진 도내 학생 출석률 종합 보고서에 표기된 숫자가 정확하다는 점이 확인됐고, 실제로 30%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요해(파악)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이 장기간 봉쇄되면서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심지어는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세대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부모들은 기운이 없어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는 자식들을 학교에 가라고 등 떠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출석률 보장에 책임이 있는 교사들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의 집을 직접 찾기도 하지만 가정 형편을 보면 학교에 나오라는 말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아 형식적으로만 등교하라는 말을 남기고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실태조사 결과 형편이 어려운 집안의 학생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돼 학교에 가기를 꺼린다는 문제도 제기됐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소위 ‘잘 사는 집’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못 사는 집’ 아이들 사이에 공감대가 없으며, 못 사는 집 아이들은 마치 죄를 지은 것처럼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실제 조사된 내용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러한 실태를 보고받은 도당은 아이들이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던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가 재현되고 있다면서 심각한 현재의 실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적인 방도들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