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단속·검열에 주민 불만 치솟아…국가보위성 내부동향 ‘예의주시’

메뚜기 장사(노점 장사) 단속에 상인들이 황급하게 자리를 피하는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사상 단속을 핑계로 사회 통제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주민들이 상당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가보위성은 사상이완과 불만 폭발을 우려해 주민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중앙에서 내려온 보위원들과 도 보위국 성원 10명이 지난해 10월 중순쯤 회령에 내려와 이달까지 머물면서 검열하고 있다”며 “강력한 비상방역체계에 따른 국경태세 전반에 대한 문제,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소지 및 통화자 색출, 자수 문제에 대한 검열이 집중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주민들의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를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3달여간 회령에서 진행되고 있는 검열 역시 이런 단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다만 계속되는 거센 단속과 검열에 현지 주민들은 상당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소식통은 “검열로 체포된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비법(불법) 손전화 소지 및 통화자들은 거의 꼬리를 감추다시피 하고 있을 정도”라며 “단속이 너무 심해 화교들마저 통화를 꺼릴 정도로 통제해 최근에는 중국에 전화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요시찰 대상 집들 근처에는 단속원이 아예 틀고 앉아 언제 전화하나 하고 지키고 있어 통화 한번 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국가보위성은 휴대용 전파탐지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파장이 잡힐 때 현장을 들이치거나 주요 길목에 이동초소를 세우고 오가는 주민들의 짐과 몸을 금속탐지기로 훑고 수색하는 방식으로 불법 행위자 혹은 잠재적 범죄자들을 체포해 왔다. 그런 국가보위성이 최근에는 조금 더 노골적으로 단속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나라에서 해주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오히려 좀 먹고 살겠다고 버둥거리는 것마저 무작정 잡아가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냐는 불평, 불만이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조만간 총화(마무리)한다고 하지만, 아직 있는 것으로 봐서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지금까지 해 왔듯이 이 검열 끝나면 다른 검열이 계속 줄을 잇고 통제에 통제가 계속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이렇듯 주민 불만이 점점 노골화하자 국가보위성은 한편으로 주민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년가량의 국경봉쇄로 인한 경제난에 강력한 단속까지 더해지는 상황에 행여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할까 우려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달 말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코로나19 비상 방역 사업을 선진적이며 인민적인 방역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서는 통제 위주의 방역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강한 불만에 당국도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가 하면 국가보위성은 이번 검열을 통해 비위 단속원을 찾는 데도 힘쓰고 있다고 한다. 계속되는 단속에도 비사회주의 현상이나 방역 위반자가 나타나고 있는 원인으로 비위 간부들을 지목하고 이를 색출하려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는 공식적으로는 국가보위성에서 매년 진행하는 하급 기관에 대한 점검인데 이번에는 비사회주의와 비상방역 위반자의 뒤를 봐주고 돈을 받아먹는 보위원들을 적발하는 데 혈안”이라며 “이 때문에 단속 후에 눈을 감아주고 뇌물을 받던 보위원들 사이에서 이러다 굶어 죽겠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