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화물열차가 2년여 만에 재개된 이후 북한 내 외화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무역 재개에 대한 당국의 지침이 없는 상황이어서 무역업자들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데일리NK 복수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6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으로 북한 화물열차가 들어간 직후부터 달러와 위안화 환율 가격이 높아졌다.
20일 기준으로 신의주(평안북도)의 북한 원·달러 가격은 1달러에 57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 11일 신의주에서 원·달러 가격이 47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9일 만에 20% 이상 상승한 것이다.
위안화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 11일 1위안에 북한돈 600원으로 거래됐었는데 북중 화물열차가 재개된 이후인 20일에는 700원까지 올랐다.
2020년 1월 북한 당국이 코로나를 명목으로 국경을 봉쇄하기 전만해도 북한 원·달러 환율이 8000원, 원·위안화 환율이 1200원대로 유지됐지만 국경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외화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환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외화 환율이 원·달러 4000원대, 원·위안화 환율이 600원대로 국경봉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하지만 북중 화물열차가 재개되면서 외화 환율이 순식간에 오르기 시작했고 평양, 청진(함경북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외화 환율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청진의 경우에도 20일 원·달러 환율이 5570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양도 비슷한 수준으로 외화 환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신의주보다는 다소 낮은 가격에 달러나 위안화가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화물 열차가 재개된 후 무역 확대를 예상한 일부 무역 일꾼들이 달러와 위안화를 사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정기화된 게 아닌 데다 당국에서 내려온 무역 관련 지침도 없는 상태여서 지방의 무역 기관 또는 종사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는 무역 확대를 기대하고 외화를 사들이지만 양강도, 함경도 등 지방의 무역 일꾼들은 외화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강도의 한 무역 종사자는 “신의주만 무역이 열리면 양강도나 함경도 쪽 무역 일군(일꾼)들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지금이라도 딸라(달러)랑 비(위안화)를 사둬야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무역에 참여할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외화만 준비해 두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