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덕지구에도 폭우 쏟아져…올해도 피해 발생하자 주민들 ‘한숨’

광산 복구·살림집 건설 현장 피해 속출…노동자들 "생활이 안착돼야 생산도 될 텐데..."

지난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함경남도 검덕지구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남도에 폭우가 내리면서 최대 광물생산지인 검덕지구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태풍피해에 이어 올해 폭우피해까지 발생하면서 광산 복구와 살림집 건설에 비상이 걸리자 검덕지구 주민들 사이에는 한숨이 새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검덕지구는 작년도 피해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올해 또 피해를 받았다”며 “그래서 도당 책임비서가 검덕에 거의 와 있으면서 현장을 지도하고 작년 복구 사업을 허례허식으로 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벼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노천광산에는 쌓아둔 암반들이 흘러내려 1개 작업반 인원이 죽거나 다치고, 굴착기 등 장비들이 망가지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아울러 지난해 태풍피해 이후 침수갱을 따로 꾸리기도 했으나 올해 폭우에 침수갱이 제구실을 못 하면서 또다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한창 복구하던 광물생산기지에 비가 또 들이치니 인원을 추가로 투입하라 해서 평양 1만 세대 건설에 나서고 있던 전문 건설부대 1000명 정도가 내려왔다”며 “이달 초 한창 비가 많이 올 때 아예 디젤견인기를 달고 평양에서 금골까지 기차로 쭉 뽑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검덕광산에는 지난 2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면서 변압기 6개가 동시에 터져 정전되는 사고도 벌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도에서 우선 새 변압기 2개를 급히 보내와 5일에야 겨우 전기가 들어왔지만, 이마저 과부하가 걸려 고장이 나면서 또다시 정전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국가에서 깜빠니아적으로 전시 생산공정 체계를 가동해서 변대(변압기) 8개를 생산해 검덕광산에 긴급 수송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덕지구 주민 살림집 건설 현장에도 침수, 붕괴 등 비 피해가 잇따랐다는 전언이다.

실제 폭우에 산사태가 일어나 산자락에 짓고 있는 다락식(계단식) 단층집 골조가 무너지기도 하고 지대가 낮은 건설장이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가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기본 세멘트(시멘트)가 못 들어가고 석비레가 많이 들어간 삼화토로 집을 짓다 보니 쉽게 무너진 것”이라며 “원래도 비 올 때는 공사를 안 하니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인원들이 일단 하던 것을 멈추고 물 퍼내기 같은 피해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올해 피해가 발생한 곳은 10월 10일까지 복구를 끝내라고 하고 지휘부도 그때까지 끝내야 한다고 외치는데 현장에서는 그때까지는 죽어도 안 된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올해 또다시 비 피해가 발생하자 1년째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검덕지구 일부 주민들은 더욱 막막함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검덕에는 제대군인을 무리배치해서 남편 따라온 타지 여자들이 많은데, 남편들이 미안하니 색시가 아프다 구실 대고 본가 집에 내려보내고 집을 배정받을 때까지 혼자 웃방살이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이번에 검덕이 또 피해를 보자 남편들 속에서는 ‘올해 또 늦어지면 색시가 돌아오겠나’ ‘올겨울도 색시 없이 나야 하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특히 검덕광산의 노동자들은 “기본 생활이 안착돼야 생산도 될 텐데 생활이 안착되지 않으니 생산도 어려운 것”이라며 한숨을 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