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에 있는 포항광장을 재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건설에 필요한 비용을 주민들에게 부담시키고 있어 내적으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도 당위원회는 포항광장을 새롭게 꾸리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건설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을 주민세대에 지우고 강압적으로 빨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포항광장 재조성 공사를 시작하면서 청진시 내의 모든 주민에게 건설을 성과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각 세대당 5000원씩 돈을 거뒀다. 뿐만 아니라 공장·기업소별, 조직별로 거둬들인 돈은 4월 말 기준 평균 4만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돈이 없다고 주민들이 아우성치면 인민반장이나 조직의 책임자들은 ‘그래도 먹고 살고는 있겠지?’ ‘돈이 없으면 강냉이(옥수수)나 쌀, 콩 같은 것도 된다’면서 무조건 빨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국은 장마당에서까지 포항광장 재조성에 필요한 자금을 걷어가고 있는데, 실제 지난 4월 한 달 동안 각 상인에게 8000원씩 총 세 차례 돈을 거둔 상태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당국은 시장에 있는 상인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장사를 못 하게 하거나 장사 시간에 건설 현장에 나가서 일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모든 상인이 할 수 없이 돈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기관, 기업소, 동 인민반별로 담당구역이 지정되고 건설 속도가 눈앞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 즉시 총화되기 때문에 각 단위의 일군(일꾼)들이 강압적으로 돈을 빨아낼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청진시당 책임비서가 직접 공사현장 지휘부에 고문으로 나와 수시로 건설 진척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시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재정 후방 부문들을 살피고 있어 단위별 일꾼들이 더욱 난감한 형편에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코로나 시기에 오도 가도 못하고, 물품은 마르고, 물가는 뛰어오르고, 장사도 되지 않아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런 주민 생활은 아랑곳하지 않고 매번 주민들의 주머니를 쳐다보고 건설을 시작하니 황당하다면서 어려울 때는 주민 생활도 좀 고려해주면서 건설을 벌이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한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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