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산군당 “콩기름 정기공급하겠다”며 뙈기밭 50% 회수 나서

북한 양강도 삼수군의 한 뙈기밭에 ‘죽어도 살아도 내나라, 내민족을 위하여!’라는 구호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갑산군 당위원회가 현재 주민들이 일군 개인 뙈기밭(소토지) 일부를 회수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갑산군당이 8차 당 대회 과업과 1차 시·군당책임비서 강습회 강령을 관철해야 한다면서 군 안의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뙈기밭을 50% 반납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집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갑산군당은 자체의 힘으로 군내 주민들의 식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 과업이자 지난달 초에 있었던 제1차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의 강령이라며 이를 관철한다는 입장에서 군 안전부, 군 인민위원회와 함께 주민들의 뙈기밭을 회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군당은 군 주민들의 식생활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세대별 콩기름 월 정기 공급사업을 하려면 콩 농사를 지을 땅이 필요하다면서 주민 뙈기밭을 회수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은 “군당은 올해 말 당에 사업성과를 보고해야 하는데 콩 농사를 지을 농지가 너무 부족해 뙈기밭 절반을 반납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이에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뙈기밭을 전부 파악한 데 기초하여 3월 말부터 무작정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며, 반납된 땅에는 콩을 심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뙈기밭을 빼앗긴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가족이 대대로 부대기(화전)를 일군 땅을 이렇게 빼앗아가는 법이 어디 있느냐” “밥도 먹기 어려운 세상에 콩기름이 다 무슨 소용이냐”면서 군당의 뙈기밭 회수 사업에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 안전부와 농촌경영위원회는 고난의 행군 시기에 굶어 죽지 말라고 부대기를 눈감아준 것이고 원래는 국가 토지라면서 다 반납하게 하지 않은 것만도 감사하게 여기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으로 군당은 회수한 뙈기밭에서 난 콩으로 군 주민들에게 콩기름을 정기적으로 공급할 뿐만 아니라 나오는 찌꺼기로 비누도 생산해 세대별로 월 2개씩 공급할 수 있다면서 얼마나 좋고 큰 뜻이 있는 일이냐며 주민들을 지속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군당의 이 같은 회유에도 주민들의 불만은 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주민들은 군당이 당 정책 관철로 자력갱생한다며 우리를 더욱 괴롭히고 있다면서 나라의 정책을 어떻게 믿고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