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께 보내는 림일의 편지] <40> 송신·송화지구 살림집건설 착공식

남한의 재래시장은 평양의 백화점보다 상품의 질과 량, 서비스(봉사) 면에서 100배 이상 우월합니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에게 식량을 포함하여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을 전부 배급제로 실시하지요. 20년째 아내와 자주 찾는 서울의 한 재래시장. /사진=림일 작가 제공

김정은 위원장지난달 23일 사동구역 송신·송화지구에서 진행된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건설 착공식에 참석하였군요개인적으로 감회가 새로웠고 다소 흥분된 심정으로 행사소식 영상 보도를 여기 서울에서 유심히 보았답니다.

저는 1968년 10평양시 대동강구역 소룡동에서 태어났는데 바로 사동구역 송신동과 인접 동네입니다고등중학교 졸업이후 1985년부터 사회에서 본평양지역에 있는 직장(철도안전국사회안전부 건물관리소 등생활을 하였지요.

수년간 매일 아침 송신동에서 출발하는 평양제2백화점행 버스나 혹은 만경대행 궤도전차(트램)를 타고 대동강을 건너 시내로 들어와 직장으로 갔었지요퇴근은 출근노정을 반대로 하였으니 아침저녁으로 정겹게 지나던 송신동입니다.

지난 2011년 이후 평양시에 현대적 살림집들로 형성된 창전거리’ ‘미래과학자거리’ ‘려명거리’ 등은 모두 대동강 서쪽 본평양지구에 건설되었는데 당신 시대에 들어서 처음으로 동평양지구에 건설되는 송신·송화지구 살림집 건설이죠.

김정은 위원장그런데 이건 아시나요그날 당신이 전용차를 타고 착공식장에 도착하기 직전 건너 온 <송신다리>말입니다인도(人道)와 왕복 4차선길이가 대략 180~200m 규모의 그 다리는 일명 송신립체교’ 라고도 불린답니다.

잘 들으시오당신이 세상에 없었거나 있어도 겨우 1~2살 때인 1984년 봄·여름(5월과 6), 조부 김일성 주석이 당 및 국가대표단을 이끌고 소련 및 구라파사회주의나라들을 방문했죠전용열차를 이용해 수십 여일에 걸쳐 말이죠.

귀국한 김 주석은 구라파 나라들에 시장이 있더라우리도 농민들이 도시에 와서 물건을 팔수 있게 시장을 만들어 운영하라!”는 교시를 했고 6·25전쟁 이후 최초로 당국이 허가한 송신농민시장이 바로 <송신다리아래에 생겼지요.

그동안 공화국정부는 시장은 황금만능 자본주의 사회의 한 부분이라며 매우 부정적으로 대해 왔습니다개인의 이득과 사유를 추구하는 돈벌이 장소인 시장생활에 깊이 빠지면 혁명성 및 계급성이 낮아진다며 강력히 통제했습니다.

저도 퇴근시간이면 가끔 송신농민시장에 들려 보았는데 너무나 좋더군요국영상점은 하나 둘씩 문을 닫고 간혹 상품이 있어도 안내표(쿠폰)에 의해 공급하는데 시장에서는 돈만 있으면 어떤 물건이든 쉽게 사고 팔 수 있으니 말이죠.

또한 직장에서 못 주거나 밀려서 주는 월급만한 돈을 시장에서는 단 하루에도 벌 수 있으니 사람들은 정말로 좋아했고 반대로 당국은 다소 불편했죠인민들이 시장 활동에 크게 몰두하면 종당에 당의 지시도 잘 안 따르겠으니 말이죠.

김정은 위원장몸이 많이 난(살이 많이 찐당신은 잘 먹고 배가 불러 해마다 새롭게 건설되는 화려한 거리가 다소 볼만하겠지요그러나 앙상한 몰골의 인민들 얼굴 좀 보시오그들에게는 주택보다 쌀이 먼저이고 소원입니다.

세상을 전혀 모르는 소경이나 귀머거리가 되어 당에서 주는 적은 식량을 먹고 당이 시키는 고된 노동을 하며 사는 무지몽매한 사람들한갓 동물이나 다름없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당신의 그 인민들 말입니다항상 굶주리는 그들의 배고픔을 먼저 해결해주는 멋진 당신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늘의 펜을 놓습니다.

2021년 4월 5일 –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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