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연회서 ‘사진·동영상 촬영’ 언급하며 정보 유출 경고

/그래픽=데일리NK

지난달 중순 북한 당국이 국경연선 주민들을 대상으로 내부정보 유출 차단과 관련한 긴급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정보를 파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달 중순 함경북도 도 보위국이 국경연선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긴급강연회를 진행했다”면서 “이번엔 내부정보 유출 현상을 철저히 없앨 데 대한 내용이 강조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 강연회는 도 보위국의 책임간부들이 시, 군, 리에 직접 내려가 진행했다”면서 “강연자는 최근 국내외 정세를 설명하는 한편, ‘내부정보를 유출해 돈벌이하는 현상이 주민들 속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연회에서는 “안기부(국가정보원을 지칭) 검은돈을 받고 내부정보와 사진, 동영상을 찍어 남조선(한국)에 보내다가 체포된 대상들”의 사례가 소개됐다고 한다.

아울러 강연자는 “남조선에 내부정보를 전달해주는 행위는 나라를 배신한 간첩행위” “간첩행위 하다가 체포되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도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특히 강연자는 “내부정보를 유출해 돈을 벌다가 걸려들면 절대로 용서받기가 어렵다” “지금이라도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를 가지고 외부와 연결하는 대상들은 하루빨리 자수할 것”을 강조했다.

북한은 그동안 내부 강연회를 통해 내부정보 유출 및 외부정보 유입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주력해왔다. 또한 중국 손전화 사용은 반역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보 유통 사전 차단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이번처럼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콕 짚어서 정보 유출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코로나 방역에 따라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북한이 ‘경제난’ 등 각종 부작용이 내외부에 전파되는 상황을 철저하게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 같은 강연에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완전봉쇄 돼 주민들의 생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생계유지가 어려워 진 주민들 사이에서 ‘돈만 된다면 가릴 게 있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