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도서 9명 도적떼 공개재판…주민들 “먹고살기 어려우니…”

2019년 6월 초 함경북도 국경지대 살립집들.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많은 주민이 모인 가운데 도적무리에 대한 공개재판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지난 14일 오전 10시 수남구역 장마당과 가까이에 위치한 구역 안의 한 공지에서 시내의 많은 주민들을 모아 놓고 도 안전국의 주최하에 9명의 도적들에 대한 공개재판이 열렸다”고 전했다.

공개재판이 열린 당일 각 동 일꾼들과 인민반장들은 무조건 참가하라는 지시가 있었으며, 이밖에 가두여성(전업주부)들과 공장 기업소 간부 및 노동자들이 조직적인 형태로 참가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도 안전국은 이날 공개재판에서 먼저 “이번에 9명의 무리 도적들을 일망타진했다”고 운을 뗀 뒤 “이들은 한 개의 도적무리를 형성하기 전에 결의 형제를 맺었고, 그다음부터는 조직적으로 계획적인 활동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등 재판에 넘겨진 이들의 죄과에 대해 낱낱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이들 9명은 도내 시장들과 교두 밀수지역들을 돌면서 무역지도원 행세를 했으며, 특히 빈집털이하거나 지나가는 여성들을 상대로 강간하고 금품을 빼앗는 악랄한 범죄를 저질러왔다.

아울러 이들은 이렇게 갈취한 물건들로 돈을 벌기 위해 아내들을 담배와 천 같은 공업품 도매업자로 둔갑시켜 판매하게 하는 등 노련한 범죄 수법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렇게 개인재산을 약탈하다 못해 양곡 창고를 털려다가 결국 뒷덜미를 잡혀 도 안전국에 붙잡혔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도 안전국은 판결문의 마감에서 ‘죄목이 엄중하다고 판명된바, 공화국 형법에 따라 모두 이 자리에서 체포한다’고 밝히고, 이들을 차에 짐짝처럼 싣고 가 구류장에 처넣었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을 지켜본 현지 주민들은 나라가 점점 먹고 살기 어려우니 불법이 늘어나고, 도적단이 생겨나고, 수법도 노련해지는 등 세상이 변해가고 있다는 말들을 하면서 앞날에 대한 비관으로 낙심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식통은 “현재 도 안전국은 도적무리들을 일망타진한 데 대해 자부하고 있지만, 실제 이 사건을 주도해 밝혀낸 사람은 도 안전국의 사건처리 부장”이라며 “이 사람은 평안남도 안전국 출신으로 함경북도에 새로 배치돼 와서 시범으로 첫 사건을 맡았는데 능란한 처리 솜씨를 보였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