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ICBM, ‘탄두 2개’ 장착 가능…워싱턴·뉴욕 동시 타격 기술은 ‘아직’

소식통 “다탄도 각개목표 재돌입 발사체 기술 습득 못해...2022년까지 탄두 4개 탑재 계획”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 실렸던 9축(18바퀴) 이동식발사차량(TEL)보다 길어진 11축(바퀴 22개)에 실려 마지막 순서로 공개됐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지난 10일 열병식을 통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기술혁신은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점이지만 아직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 발사체(MIRV, Multiple Independently-targetable Reentry Vehicle) 기술을 습득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 발사체는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싣고 대기권 밖에서 분리시켜 각각 다른 목표를 동시에 타격하는 방식이다. 이에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했다면 워싱턴 DC과 뉴욕 등 주요 도시를 동시 타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은 여러 개의 핵탄두가 동시에 발사되지만 모두 같은 궤도로 날아가는 하위 기술에 머물러 있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13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내부에서는 향후 다탄두 탑재가 가능하도록 기존 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을 신형 ICBM의 가장 큰 기술 성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탄두부에 후추진체(PBV, Post Boost Vehicle)를 장착해 발사된 탄두가 분리돼 각각 독립 목표를 향해 떨어지는 기술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를 획득하는 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신형 ICBM에 화성-16호라는 다음 단계의 명칭을 붙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이번에 선보인 대륙간탄도로케트(ICBM)에는 화성-15호 계렬(계열)의 자호를 새기라는 게 상부의 지시”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신형 ICBM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가 11축 22륜으로 식별됨에 따라 TEL이 9축 18륜이었던 화성-15형에 비해 미사일 탑재 중량이 증가했으며, 최대 3발의 탄두를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도 나왔다.

그러나 소식통은 신형 ICBM이 탑재할 수 있는 탄두수는 2발이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2022년까지 핵탄두 소형화, 정밀화 기술을 강화해 ICBM 1기에 핵탄두를 4개까지 탑재하겠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신형 ICBM은 기존 화성-15형보다 사거리면에서 전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소식통은 덧붙여 소개했다.

신형 ICBM은 이론적으로 최대사거리가 1만 5000km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그는 “기존(화성-15형)보다 직경이 커지고 길이가 늘어난 것은 탄두수 증가도 있지만 보조 발동기(엔진)가 추가된 이유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식통은 신형 ICBM 2단에 지난해 12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실험한 엔진이 탑재된 것이냐는 질문에 “신형 로케트 엔진은 고체 연료는 아니다”라며 “현재는 고체 연료 엔진을 더 공고화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현재 기술만으로도 언제든지 ICBM으로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다. 북한은 ICBM 통해 고각 발사 시험만 했을 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습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다음 ICBM 발사를 통해 이와 관련된 시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신형 로케트 발사 시험을 내년 초에 맞춰 준비 중”이라며 “하지만 최고수뇌부의 결심에 따라 시기는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