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분위기 ‘솔솔’…양측이 내놓을 카드는?

전문가 "북미, 최소한의 교환카드는 합의한듯…사찰·검증과 제재완화가 변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 / 사진 = Dan Scanvino Jr,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고위급회담을 위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담판이 진행된다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회담 때 보다 진일보한 구체적 성과가 나와야한다는 점에서, 북미 양측이 내놓을 비핵화-상응조치 카드가 과연 무엇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현재로서 북한이 제시할 카드는 꽤 명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평양선언과 올해 초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볼 때 북한은 동창리 엔진실험장 및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핵 동결을 제시하며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로 채택된 평양공동선언 5조에는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우리는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하여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 결정을 통해 핵 사용과 실험, 전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에는 ‘더 이상 생산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셈이다.

이렇듯 북한이 제시할 카드는 이미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외교가 안팎에서는 이미 미국도 북한에 제시할 카드를 보여줬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다 구체적으로 연락사무소 설치와 종전선언,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16일 내신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상응조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예컨대 종전선언을 포함해서 인도적인 지원이라든가 또 상설적인 미북 간에 대화채널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중 대북 인도적 지원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정부는 자국 구호단체 관계자들의 방북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물자 지원도 허용하는 등 일부 제재를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거론되는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는 사실상 싱가포르 회담 공동성명 1조에 담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즉, 북미 간 국교정상화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고, 종전선언 역시 공동성명 2조에 담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기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때문에 이 두 가지는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 측면에서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카드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다만 김 위원장이 이번 신년사에서 종전선언 대신 다자협상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종전선언 카드는 ‘미국은 다자협상 추진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성명에 담는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016년 2월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 /사진=연합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북미 양측 모두 상대에게 더 진전된 조치와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핵 시설에 대한 검증과 사찰을 끊임없이 요구할 것이고,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보였듯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제재 완화라는 상응조치를 요구하며 밀고 당기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날 데일리NK에 “(양측이) 내놓을 카드는 이미 다 나와 있는 것이고 결국에는 조합의 문제가 남아있는 것”이라며 “개성공단 재개까지 가게 되면 미국도 북한에 검증과 사찰 같은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기 위한 최소한의 교환카드에 대해서는 이미 실무에서 합의가 된 것 같고, 추가적으로 서로가 원하는 것을 계속 논의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신고나 사찰을 얻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과연 제재 완화 조치를 내줄 수 있을지, 그것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남은 변수”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국 정부는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과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가지고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까지 쏟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 핵 협상의 실무를 담당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최근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5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나타난 최 부상은 국제회의 참석차 스웨덴을 방문한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으로는 이 기간 북미 간 실무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실무·고위급 접촉 결과와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여부 등이 가까운 시일 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르면 오는 주말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윤곽이 보다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