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나온 김정은 ‘방침포치’…이전과 구성·어투 달랐다

양도 줄고 구어체 문구도 未포함...국정공백 현상 지속될 가능성 제기돼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재 하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가 4월 11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노동신문이 12일 밝혔다. 김 워원장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18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최근 2주간 각 기관에 하달되던 최고지도자의 말씀 지시가 없었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비로소 29일에서야 지시가 하달됐지만, 이마저도 기존의 형태와 달라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그동안 북한 내부에서 매주 수요일 또는 목요일에 각 지역 당(黨) 위원회와 행정기관 등에 하달되던 최고지도자(김 위원장) 명의의 방침포치가 없었다. 이에 내부에서는 ‘이상하다’는 지적이 들끓었다.

그러던 중 29일 방침포치가 하달됐는데, 이번에는 구성과 어투가 이전과 달라 내부에서는 ‘원수님(김 위원장)에게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일단 그동안 방침 포치는 7가지 이상의 지시가 포함됐지만, 이번에는 3가지뿐이었다고 한다. 돌연 양이 확 줄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지난 9일 하달된 방침포치는 지시사항이 총 10가지였었다”고 말했다.

또한 내용도 평이했다고 한다. ‘평양종합병원 관련 지원 강조’ ‘군민(軍民)일체 조직 운동 활성화’ ‘농업부문의 적기 파종’ 등 기존에도 강조돼왔던 일반적인 내용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언급을 직접 전하는 구어체 지시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원수님 말씀이 나오고 괄호 안에 몇 월, 며칠 하셨다는 게 나와야 하는데 이런 게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 하부 기관에서 올라온 제의서에 관해 김 위원장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형식의 방침포치도 이번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이에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고위 탈북민은 “북한에서 누구도 최고지도자의 언급 자체를 가상으로 꾸밀 수 없기 때문에 말씀체가 나오지 않은 것일 수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통치 일선에서 잠시 떠나있는 상태라면 여러 부문에서 국정 공백을 뒷받침하는 현상이 포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방침포치를 하달받은 간부들은 특이점을 감지하면서도 이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과 연결 짓는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평양의 경우 외부 소식을 듣는 사람들이 많아 원수님 건강 이상 소문이 도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감히 누구도 공개적으로 입 밖으로 이런 소문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