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50달러 상납”…절도 혐의 김형직사범대학생의 호소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0월 9일 “김형직사범대학 교육과학부에서 일류급 학부건설을 위한 사업에 힘을 넣어 올해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에서 가장 권위있는 교원(교사)양성기지인 ‘김형직사범대학’의 한 학생이 최근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5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일 함흥시에서 개인 살림집에 침입했던 김 모(30대 초반) 씨가 시(市) 안전부에 체포됐다. 이후 김 씨가 김형직사범대학 학생이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서 김 씨는 북한 특수부대 출신으로 복무를 마친 후 2019년 ‘김형직사범대학’에 입학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홀어머니뿐이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대학 생활이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그나마 역전이나 시장 등지에서 짐을 나르는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전반적인 시장 위축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다.

그러다 방학을 맞아 고향인 함흥으로 내려온 김 씨는 방학 과제(상납금 마련)로 골머리를 앓다가 결국 범행을 기획하기에 이른다. 1월 1일 양력설에 술을 많이 먹을 것이라는 판단에 빈집털이에 나섰다가 그 다음날 새벽 1시경 결국 체포됐다고 한다.

조사 과정에서 김형직사범대학의 비리 문제도 드러나게 됐다고 소식통은 지적한다. 김 씨가 각종 사회적 과제 비용으로 학교에 내는 돈이 한주에 50달러 이상이었다는 것. 이 때문에 “공부보다 돈벌이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김 씨는 토로했다고 한다.

또한 학교에 내지 못해 밀린 돈이 400달러(한화 약 48만 원)이었다는 설명도 이어갔다. 결국 “대학에 바치지 못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남의 집 물건을 훔치러 들어갔다”라는 호소다.

소식통은 “특수부대 출신이며, 중앙대학교 학생인 만큼 시 안전부에서도 김 씨를 신중하게 취급하고 있다”면서 “안전원들도 대학교 실정을 잘 알고 있어 과중한 처벌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형직사범대학은 교육성에서 직접 관리하는 곳으로, 사범대학과 교원대학의 교원을 양성한다. 또한 김일성의 아버지인 김형직을 이름을 딴 곳인 만큼 교육은 물론 과학연구 기관으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