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순방직후 `안보.경제 챙기기’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첫 순방인 뉴질랜드, 호주, 인도네시아 3개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지 하루 만에 숨가쁜 `안보.경제행보’에 돌입했다.

순방기간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인 `키 리졸브’ 훈련을 빌미로 대남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다 대내외 악재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도 계속됨에 따라 여독을 풀 겨를도 없이 국내현안 챙기기에 나선 것.

이 대통령은 9일 오전 7시 30분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순방 후 첫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매주 목요일 정례적으로 열리고 현안이 있을 때 수시로 열리도록 돼 있는데 이 대통령은 전날 오후 늦게 귀국하자마자 경제.금융동향을 점검하겠다며 회의 소집을 긴급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상희 국방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 외교.안보 관계장관들을 불러 최근 북한동향 등 안보현안을 긴급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오후에는 방한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예방을 받고 북한 미사일 문제를 비롯한 대북문제와 한미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간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진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이 대통령도 한미간 철저한 공조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이번 주(9~13일) 일정은 수석비서관 회의, 비상경제대책회의 주재 등 정례일정을 포함해 대부분 안보와 경제문제에 집중된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우선 이 대통령은 이날 안보현안 긴급 보고를 받은 데 이어 수시로 `키 리졸브 훈련’ 상황과 이에 대한 북한측 반응, 북한 미사일 발사 동향 등을 보고받을 예정이며, 안보 관련 외부일정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정치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추가경정 예산 편성과 관련한 회의도 갖는 등 경제난 극복을 위한 행보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번 순방기간 거둔 `경제.자원 외교’ 성과를 바탕으로 후속조치를 검토하는 한편 환율급등, 증시하락 등 금융시장 불안 해소와 서민생활 안정 등을 위한 대책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최근 구성된 `위대한 국민을 위한 원로회의’에 참가한 원로들을 이번 주 중 청와대로 초청, 이번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경제난 극복과 국민통합, 대북정책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어제 오후 늦게 청와대로 돌아온 직후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 참모들로부터 부재중 국내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면서 “북한상황과 금융시장 불안이 긴급한 현안인 만큼 당분간 관련 일정에 집중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