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아파트 건설 붐에 공사 현장 사망사고 이어져

삼지연군 당 조직비서 건설장 혁명화 도중 철근 더미 깔려 숨져

북한이 ‘삼지연군 꾸리기’ 사업에 국가적인 역량을 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배후 도시인 혜산시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사업에도 속도전을 벌이면서 도시 외관은 빠르게 현대화되고 있지만, 건설 현장의 사고도 끊이질 않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2015년 혜산시 혜명동에 대원수님(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건설하면서 주변에 아파트가 많이 세워졌고, 요즘에도 혜산동과 위연동에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도시 모습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연봉동도 개발이 거의 완료단계에 들어섰다. 연봉동에는 육아원과 아파트가 차례로 건설됐고, 위연동과 인접한 성후동에는 체육관이 건설돼 학생들이 굳은 날씨에도 운동을 할 수 있어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연동과 송봉동의 경계지역인 연흥 시장 주변은 3년 전부터 신규 주택들이 건설됐고, 혜산시 외곽 지역인 검산리 주택들도 건물 지붕을 밝은 색깔로 개조를 했다”면서 “아파트 위에서 내려다 보면 혜산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위연역 앞 단층집들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세우면서 주민들이 장사에 불편을 겪었지만, 이제는 새아파트에 물건을 가져다 놓고 사람을 데리고 와서 물건을 파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혜산시 아파트 건설이 곳곳에 진행되면서 건설 자재가 부족해지자 중국에서 자재를 들여오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는 타지역에서 온 중개업자들까지 몰려들고 있고, 집값도 덩달아 오르는 분위기이다.

도시 전체에 건설 붐이 일면서 공사 현장의 안전사고도 늘고 있다. 속도전식으로 건설 공사를 진행하면서 무리한 공사 강행과 안전조치 미흡이 원인이 된 충돌 및 추락사고, 감전사고 등이 이어지고 있다.

8월 중순에는 위연동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으로 운반하던 철근이 떨어져 현장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 2명이 철근 더미에 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삼지연군 당 조직비서로 밝혀져 현장 주변에 큰 소란이 일어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삼지연 군당 조직비서는 당 내부사업에서 문제가 발생해 2016년 10월부터 2년간 혁명화 조치가 결정됐고, 혜산시내 건설장에서 노동자로 복무해왔다. 두 달 후면 혁명화가 종료돼 당 사업으로 복귀할 예정이었다가 참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 건설 현장에서는 한달 전에도 26세 건설 돌격대원 김모 씨가 습기가 많은 아파트 내부 벽체 공사를 하다가 노출된 전기선에 감전돼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건설 현장에서 재해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안전 조치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사고 원인은 대다수가 현장 인력의 안전수칙 미준수가 아닌 당국의 안전 조치 소홀 때문으로 발생하고 있다.

소식통은 “건설 감독자들이 빠른 속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공정의 순서가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동시에 공사가 진행되면서 현장 작업 인부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군당 조직비서가 사망하니까 현장에서 조심하라는 말을 했지, 일반 돌격대원이 사망하면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