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문가 “일본은 북핵 인질 아니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 연구실장은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 주최로 21일 명동 미지센터에서 열린 2005년 제2기 북한인권포럼 ‘대학생과 함께 하는 新북한바로알기’ 북핵 특강에서 “일본은 북핵의 인질이 아니다”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김실장은 한국과 일본간의 상이한 입지를 비교 설명하면서 이같이 주장하고, “외형상 한국과 일본이 공히 북핵의 인질인 것처럼 보이지만, 또 일본이 북핵과 미사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일본은 북핵을 일본의 정치군사적 강대화를 위한 빌미로 사용하고 있는 측면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문제에 관해 그동안 ▲ 북핵은 통일이 되면 우리 것이 된다 ▲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어도 남한에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등의 허위주장이 유포되고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공히 북핵의 인질이다”라는 것도 또 하나의 ‘망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북한과 일본을 개구리와 사자로 비교하면서 “일본은 이미 막강한 핵 잠재력에다 세계 최첨단의 군사기술과 거대한 경제력을 가진 나라로, 개구리가 사자를 건드리지 못하듯 북한이 일본을 건드린다는 것은 감당할 수 없는 모험을 하는 것이며,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이나 일본은 우리의 중요한 이웃국가들로서 이들과 친하게 지내야 하지만,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에 대해서는 과거사에 대한 사과 없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려는 시도, ‘보통국가론’이라는 명분 하에 군사력과 정치력을 경제력과 기술력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는 시도,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 등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또 많은 안경(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북핵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NPT체제만 하더라도 핵확산을 막아 인류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천사’의 측면과 핵강대국들의 핵독점을 영구화시켜주는 ‘늑대’의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 이중 하나의 시각만 가지면 ‘수구꼴통’이 되거나 ‘운동권’이 된다고 그는 비유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민족’과 ‘안보위협’이라는 두 측면을 동시에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를 나눈 동생이 손에 들고 있는 핵무기를 빼앗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동생을 죽일 수 없는 것은 함께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가야 할 소중한 가족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북한의 군사적 핵능력을 제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북한을 초토화시킬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

아울러 김박사는 요즘 한미동맹을 철폐하라는 주장이 젊은이들 가운데 나오고 있지만, “이는 안보라는 측면이 여전히 중요한 시기에 감정에 앞서 국가실리를 버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 박사는 이어 평화적 핵 이용권 문제에 대해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의 요구를 전면 거부했다면 공동발표문을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투명성 조치를 취하는 것을 전제로 평화적 핵이용권을 인정한 것은 대체로 타당한 절충이었다”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숙명여대 민정(24)씨는 “특강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다”며, “미국과는 적대관계가 아닌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대학생과 함께하는 新북한 바로알기 제2강은 ‘북한경제실태와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로 북한의 경공업성 대외사업국 책임지도원을 지낸 탈북자 김태산씨가 28일 저녁 7시부터 진행한다. (강의참여 문의: 02-723-6711, 6712)

이현주 대학생 인턴기자 lh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