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당 “시장에서부터 국산화 불길”…주민들은 ‘헛웃음’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살림집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당위원회가 당의 국산화 정책에 따라 시장에 국산 제품을 유통시키도록 하면서 이를 받든 상인들에게 장세를 인하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도당위원회는 상업 부문에서부터 국산화 방침을 실현하라는 당의 지시에 따라 도내의 시장에서부터 국산화 불길을 일으킬 데 대한 지시를 내리고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당은 악성 감염병(코로나19) 차단으로 국경이 봉쇄돼 언제 열릴지 모르는 조건에서 상업 부문에서부터 당의 국산화 방침 관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관련한 방침을 포치했다.

실제 도당은 도 소재지인 청진시부터 상업과와 시장관리소가 협동해 시장 안에 국산화 물품들을 꽉 채워 유통시키고, 국산 물품을 파는 개인 매대 시장판매원들은 장세를 절반 낮춰주는 방법으로 국산화를 실현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재 청진 시내 각 시장들에서는 장사꾼들에게 도당의 결정 내용을 통보하면서 이달 초순부터 공업품, 식료품 매대들에 국산화 물품으로 채워 장세를 절약하면서 국가에 이득을 주자는 사상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장관리소에서는 영원히 국경이 차단돼 밀무역을 못할 수도 있으니 당의 국산화 정책을 빨리 받아들여 장사물건을 국내의 것으로 확보하고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주민들은 이와 같은 선전에 헛웃음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중국산에 의거해 20여 년간 외국산 물품들에 익숙하게 살아왔는데 주민들이 질 나쁜 국산품을 누가 사겠느냐면서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했다.

더욱이 주민들은 방침에 따라 국산 제품을 유통시킨다 해도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끊이지 않고 생산돼 나올지에 의문을 표하면서 ‘도대체 국가는 주민들이 원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하자는 잡도리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또한 주민들은 ‘국산품은 국가상점에서만 팔 것이지 왜 시장에까지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냐’ ‘지금도 어려워 죽겠는데 팔리지도 않을 국산품을 넘겨받아 팔라니 죽으라는 소리나 같다’ ‘이런 식으로 압박하면 살아가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면서 낙심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도당의 방침을 상인들에게 선전하고 있는 시장관리소도 이를 강제하면 계획이 어려워지니 무조건 받들라 하지는 못하고 덤덤하게 있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