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군단 검열 2주만에 양강도 50세대 추방”

북한 접경지역에 파견된 ‘폭풍군단’ 검열조의 단속에 걸린 주민과 그의 가족들이 오지(奧地)로 추방되고 있는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폭풍군단’은 김정은의 지시로 이달 초 양강도 등에 파견돼 탈북·밀수 등과 관련해 강도 높은 단속을 벌이고 있다. ▶8월 9일 기사 보기 (“국경지역 파견 ‘폭풍군단’ 즉결 처형 권한도”)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지금까지 혜산에서만 폭풍군단에 의해 50세대가 추방됐다”고 전했다. 검열이 시작된 지 채 2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이어진 것이다. 검열에 걸린 사람들은 주로 풍서군, 삼수군, 갑산군 등 오지로 보내지고 있다.


탈북자 등에 의하면 이들 추방지역은 써비차(service-car. 화물·사람들을 운반하는 승용·승합차, 화물트럭 등) 이외에 뚜렷한 교통수단도 없는 산간벽지다. 일명 ‘삼수갑산’으로 불리는 산골 지역으로 조선시대엔 귀양지의 하나였다. 북한 당국은 과거부터 각종 단속에 걸린 사람들을 이곳으로 추방 조치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폭풍군단 검열은 지난 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단속에 불응할 경우 즉결처단 권한까지 부여된 것으로 알려진 폭풍군단은 마약 등 밀수, 인신매매, 중국 휴대폰 사용자, 행방불명자 순서로 주민과 해당 가족을 추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신매매, 중국 휴대폰 사용자, 행불자는 모두 ‘탈북’과 관련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군인으로 구성된 ‘폭풍군단’ 검열성원들은 현재 일반 복장으로 국경연선과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장마당 등을 다니면서 조사·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 속에선 ‘암행어사’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단속에 걸린 추방가족들의 짐은 도당학교(당 간부 양성학교) 학생들을 동원해 차나 우차(소가 끄는 마차)에 실어 추방지의 선전실이나 빈집에 내려놓고 담당주재원에게 인계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산간벽지로 쫓겨난 주민들 중에는 원래 살았던 곳으로 몰래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추방된 주민들은 대다수 다시 시내로 올라와 ‘억울하다, 애매하다’는 불만을 터놓고 있다”며 “지붕이 뚫려 하늘이 올려다 보일 정도고, 벽에 구멍이 나 있는 집에서 어떻게 살겠는가”라며 추방된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어 “한두 번 중국과 전화를 하다가 이번 검열에 걸려 시범으로 추방된 가족들은 약을 먹고 자살도 하고 있다”며 “혜산시 위연동에서는 두 가족이 자기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자살했다”고 전했다.


폭풍군단 검열 이전에는 중국과 통화를 하다가 적발되더라도 벌금 30만원을 내면 무마됐는데 지금은 벌금은 물론 추방조치까지 내려지자 주민들은 불안해하면서도 동시에 당국의 강도 높은 검열과 처벌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처음에는 한 달만 하고 검열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요즘에는 연장한다는 소문도 있어 주민들이 더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밀수도 금지돼 모든 물품의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며 “특히 인신매매에 연루된 송봉동과 화전 국경경비대 중대장, 정치지도원이 부대를 이탈, 도주해 분위기가 더 험악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