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전략전술무기 개발에 北주민 빈궁 심화”

[주간 北 미디어] "韓·美 겨냥 무기 개발 여전…北, 동북아 암흑지대로 남을 것"

북한 당국이 지속되는 경제난 속 주민들의 고통에도 아랑곳 않고 지속적으로 무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30일 데일리NK·국민통일방송이 진행하는 ‘주간 북한미디어’ 분석에서 최근 잇따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사행보와 관련, “주민들에게 전기도 변변히 보장하지 못하고 식량문제도 해결하지 못해 수십 년 동안 국제공동체로부터 식량지원을 받고 있는 나라가 신형 미사일이나 잠수함을 만드니 결국 주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난의 강행군을 계속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잠수함 건조시설 방문하고, 25일에는 강원도 원산 지역에서 실시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참관한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지금 북한은 여러 대의 미사일탑재가 가능한 3000톤급 잠수함을 건조해 실전배치하려하고 있고, 김정은은 이번에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하면서 전략전술적무기체계를 더 많이 개발하라고 했다”며 “이렇게 큰 잠수함을 건조하고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을 보면서 결국 핵경제병진노선의 승리 선포 후에도 다종의 전략전술무기개발에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전술무기는 한국을 겨냥한 무기를 의미하고, 전략무기는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 등을 뜻한다는 게 태 전 공사의 설명이다. 결국 김 위원장의 발언에 미뤄, 앞으로 북한은 한국과 미국을 모두 겨냥한 무기 개발에 더욱 공을 들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이어 태 전 공사는 “수령 절대권력 체계인 북한에서 나라의 재원을 이용하는 데서 그 어떤 집체적인 협의체나 토의도 없이 김정은이 마음대로 쓰고 싶은데 쓰니, 주민들의 생활이야 어떻게 되든 결국 군수생산에 대부분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20일 개최된 당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경제병진노선의 승리를 선언하면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밝힌 뒤 경제분야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지만, 북한 당국은 여전히 주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데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무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향상된 핵과 전략전술무기들을 공개할 때마다 김정은의 기분은 좋아질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미국과 국제공동체의 대북제재도 계속될 것”이라며 ”북한은 앞으로도 동북아시아의 암흑지대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전술무기 시험 발사 현장을 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 사진=노동신문 캡처

[다음은 태 전 공사의 분석 내용 전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 북한 노동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과 신형 전술유도무기 실험을 지도하였다고 합니다.

사실 어느 나라나 잠수함은 전략 무기로 분류하고 있어 건조 사실 자체를 사전에 알리지 않고 있으며, 김일성이나 김정일 때에도 잠수함 건조 전에 건조 장면을 공개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김정은이 신형 잠수함 건조 장면을 공개하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잠수함 건조분야에서 자신감이 생긴 모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실 저도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보면서 탄복했습니다. 그런데 차츰 시간이 흘러가면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에 공개한 잠수함이 북한이 새로 건조한 것이 아니라 폐기된 러시아제 중고 잠수함을 싼 가격으로 들여와 미사일 발사관을 설치할 수 있게 개조한 것이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잠수함 외벽 사진을 자세히 보면 찌그러진 듯한 곳이 보입니다. 잠수함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용접기술을 자랑하는 북한의 군수공업부문 기술자들이 수중압력을 이겨내야 하는 잠수함 외벽을 이렇게 찌그러지게 용접했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잠수함의 가동 중 수중 압력으로 찌그러진 것 같다고 합니다.

한국 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등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 잠수함은 어뢰 공격에 대비해 외벽을 이중으로 제작하는데, 외벽이 압력에 찌그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면서 북한이 러시아에서 중고 잠수함을 들여다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게 개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했습니다.

어쨌든 지금 북한은 여러 대의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3000톤급 잠수함을 건조해 실전배치하려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이번에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실험하면서 전략전술적무기체계를 더 많이 개발하라고 했습니다. 북한에서 전술무기라고 하면 한국을 겨냥한 무기를 의미하고 전략무기라고 하는 것은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핵,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 등을 의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김정은이 지난해 4월 20일 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병진노선의 승리를 선언하면서 이제부터 경제건설에 총집중하겠다고 한 후, 경제분야에 국가적인 투자가 집중될 수 있다고 좋아들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잠수함을 건조하고 세계에 몇 개 나라에만 있는 러시아의 이스칸데르식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을 보면서 결국 핵경제병진노선의 승리선포 후에도 다종의 전략전술무기개발에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 대국들이야 돈도 많고 자원도 많아 가지고 싶은 무기를 다 만들면서도 인민생활이 별로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고,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현대적인 무기를 가지고 싶어도 국민의 세금을 국회의 동의 밑에 써야 해서 국민들이 감당 할 수 있을 정도에서 국방비가 책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령 절대권력 체계인 북한에서 나라의 재원을 이용하는데서 그 어떤 집체적인 협의체나 토의도 없이 김정은이 마음대로 쓰고 싶은데 쓰니, 주민들의 생활이야 어떻게 되든 결국 군수생산에 대부분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에게 전기도 변변히 보장하지 못하고 식량문제도 해결하지 못해 수십 년 동안 국제공동체로부터 식량지원을 받고 있는 나라가 몇몇 강국들만 가지고 있는 신형 미사일이나 잠수함을 만드니, 결국 주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난의 강행군을 계속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향상된 핵과 전략전술무기들을 공개할 때마다 김정은의 기분은 좋아질 수 있겠는지 모르겠지만, 미국과 국제공동체의 대북제재도 계속될 것이어서 북한은 앞으로도 동북아시아의 암흑지대로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