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北매체 김정은에 복종 강요, 내부 불안감 확산 반증”

[주간 北 미디어] "北, 북미 협상 안 풀리자 내부 통제 강화하는 것"

최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알았습니다’는 제목의 기사를 연이어 보도한 가운데, 이는 최고지도자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을 강요하는 북한 당국의 위압적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26일 데일리NK·국민통일방송이 진행하는 ‘주간 북한미디어’ 분석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결사관철의 정신-알았습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당의 사상과 노선을 절대적으로 관철하려는 인민군의 군인정신을 온 사회로 확산시켜 조국의 국풍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노동신문은 지난 9월 6일자 ‘알았습니다’는 정론을 통해서도 “알았습니다, 이 부름 앞에 떳떳한 사람이 진짜 열혈 충신, 자력갱생 강자이며 이 부름 앞에 부끄러운 사람은 시대의 낙오자, 비겁분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태 전 공사는 “북한 당국은 ‘인민 대중의 사회’를 강조하면서도 실질적 정책 집행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알았습니다’라는 대답 밖에 할 수 없는 사회”라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김정은의 말에 ‘알았습니다’라는 대답만 하는 것은 결국 북한이 우(위)로부터 아래로의 하향식 사회라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고 꼬집었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강조하면서 언제나 인민 대중 속에 들어가 인민과 협의하여 모든 정책을 세우고 집행해 나가라던 김 위원장의 지시와는 달리 ‘알았습니다’라는 복종의 답만 해야 하는 모순된 북한 사회의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태 전 공사는 최근들어 노동신문에 ‘알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많아진 것은 그만큼 북한 사회가 김 위원장이 통제하기 힘든 난관에 봉착해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매체가 김정은에 대한 절대 복종을 강조하는 것은 북한 사회 내부 상황과 관련이 있다”며 “북미 비핵화 대화가 교착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대북제재가 계속되면서 북한 경제도 한계에 봉착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 불안도 커지고 있는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 불안이 커질수록 최고지도자에 대한 절대 충성을 강조하면서 인민을 통제하려 한다는 의미다.

태 전 공사 또 유엔 제재 결의에 따라 12월 말까지 북한 해외 인력을 모두 송환해야 하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북한과 좋은 관계에 있던 네팔까지도 북한 노동자를 강제 철수시킨 것을 미뤄볼 때 북한 내부에선 경제적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에 대한 절대 복종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정상적 국가 운영 체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태 전 공사의 분석 내용 전문]

이 시간에는 최근 북한 노동신문에 ‘알았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된 정론, 기사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좀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11월 13일자 북한 노동신문은 ‘결사관철의 정신-알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당의 사상과 노선을 절대적으로 관철하려는 인민군의 군인 정신을 온 사회로 확산시켜 조국의 국풍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의 발언인 “인민군대의 혁명적인 군인정신, 군인 기질, 군인 본때가 온 사회에 차넘치게 하여야 합니다”를 소개하며 “인민군대의 결사관철 정신을 온 사회가 모두 따라 배워야 약동의 기상이 나래치며, 경제건설대진군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6일자 노동신문도 ‘알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정론을 발표하였는데 신문은 “자력갱생의 강자와 시련 앞에 동면하는 비겁 분자를 가르는 기준은 명백하다”라며 “‘알았습니다’, 이 부름 앞에 떳떳한 사람이 진짜 열혈 충신, 자력갱생 강자이며 이 부름 앞에 부끄러운 사람은 시대의 낙오자, 비겁 분자이다”라고 규정했습니다.

아울러 “자기 힘을 믿지 않고 남을 쳐다보는 사람들은 자그마한 난관 앞에서도 쉽게 동요하며 물러설 자리부터 찾는다”라며 “그런 의지 박약자들이 찾는 것은 진격의 돌파구가 아니라 ‘이것은 이래서 못하고 저것은 저래서 안된다’라는 열 백 가지 구실이고 변명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정론을 읽으면서 북한의 많은 간부들이 금시 자기 목에 칼이 날아올것만 같이 가슴이 저려 왔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인민대중의 사회이고 민심이 천심이라고 강조하면서 언제나 인민 대중 속에 들어가 그들과 협의하여 모든 정책을 세우고 집행해 나가라고 하던 때는 언제고 이제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김정은의 말에는 ‘알았습니다’라는 답변 밖에 없다는 것은 결국 북한이 우(위)로부터 아래로의 하향식 사회라는 것을 보여줄뿐입니다.

최근 북한 노동신문이 ‘알았습니다’라는 김정은에 대한 절대복종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북·미 비핵화 대화가 교착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북한 경제도 한계에 봉착하고 있고 이에 대한 사회 내부의 불안도 커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된다고 보입니다.

최근 북한 내부에서는 올해 12월 말까지 북한 해외 인력을 다 추방하라는 유엔제재결의의 시한부가 다가옴에 따라 해외에 노동자로 나가 있는 집들에서는 그들이 다 쫒겨 들어와 살아가기 힘들어 질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 11월 6일 북한과 좋은 관계에 있던 네팔까지도 북한 로동자 33명을 다 떠나 보냈다고 발표한 것을 통해 북한과 좋은 관계에 있던 나라들도 더는 북한 노동자들을 끼고 있을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지난 11월 15일 미고위 외교당국자까지도 “중국이 자국 수역에서 발생하는 석탄과 석유의 불법 환적을 막는 조치를 취해야 해야 하며 중국에 있는 수천 명의 북한 노동자들을 12월 22일까지 북한에 송환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한편 지난주 북한외무성은 평양주재 외교관들에게까지도 트윗이나 페이스북 같은데 평양시에 대한 자료를 올리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등 외국 외교관들까지도 외부세계와 격리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지금 북한내부가 심심치 않아 보입니다.

3대 세습의 결과로 북한 경제는 점점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비현실적인 절대복종만을 강조하며 북한 주민들에게 경제난의 고통을 주지 말고 정상적인 국가 운영 체계를 회복하는 길로 바꿔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