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가정 파괴?…“北여성, 이혼 위해 수천달러 뇌물 준비”

소식통 "'무능력한 남편 책임 못져' 인식 확산돼...이혼 후 가사 도우미로 나서는 남성 늘어"

평양시민들의 모습. 한 여성이 클러치백을 들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 장기화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전통적 가족에 대한 가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결혼보다는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이혼도 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와 (대북) 제재 때문에 구실을 못 하는 남자들이 많아지면서 결혼보다는 동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신의주의 경우 ‘지금은 눈만 맞으면 동거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북한에서 코로나19와 대북제재 등으로 인해 운영이 사실상 중단된 기업소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상당수 남성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들이 경제적 문제로 결혼보다는 동거를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향후 무능력한 남편까지 본인이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결혼보다 더 앞서가는 것이 동거라고 말이 나올 정도다”며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되면 그때야 결혼 증명서 떼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결혼보다 동거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고 진보적인 여성의 표본처럼 인식된다는 말로 풀이된다. 경제력을 갖춘 여성들이 북한의 새로운 결혼 풍속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또한 북한 여성들이 결혼보다 동거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혼이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혼하기 위해서 인민재판소의 판결이 있어야 한다. 이혼 사유로는 심각한 가정폭력이나 사상 문제가 해당하며 외도 등 일반적인 가정불화는 제외된다.

여기에 비싼 소송 비용과 이혼 시 받게 될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도 한몫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력을 갖춘 여성들은 뇌물을 고이면서 이혼 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최근에는 이혼하는 가정이 크게 늘었다”며 “남자들이 한 3년 전부터 돈을 벌지 못하고 부인에게만 기대니까 참다못한 북한 부인들이 적극적으로 이혼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여자들이 너무 힘드니까 돈을 빌려서 이혼한다”며 “이혼을 위해 (뇌물로 재판소에) 내는 돈은 500달러부터 많게는 수천 달러까지 천차만별이다”고 말했다.

이혼하려는 여성이 뇌물을 변호사에게 주면 그가 판사, 참심원에 돈을 전달해 소송을 쉽게 끝낼 수 있게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혼하는 대상 남성이나 여성 본인 위치나 부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조금 있다”며 ““500달러가 너무 큰 액수이다 보니 돈 좀 있거나 빌릴 수 있는 여성들이 이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이혼하는 여성이 상당하다”며 “여성은 이혼 되자마자 집을 떠나 홀로 남은 남자들이 수두룩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혼 후 홀로 된 여성들의 집에서 입주 가사 도우미를 하는 남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일부 남자들이 중국 돈 300원(한 달 기준, 한화 약 5만 2천 원)에 홀로된 여자를 대상으로 밥을 해주고 성적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조건으로 살고 있다”며 “세상이 혼란스럽다 보니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 현상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여성들의 이혼 요구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북한 남성들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남자들은 여성들의 이혼 요구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경제난으로 인해 여자를 다스리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상성 개방 현상’이 이혼 요구를 부추기는 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 남성들은 여전히 봉건적 가부장제 기인한 여성에 대한 인식에 매몰되어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심각한 가정폭력 등으로 여성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에 대한 반성도 전혀 없다. 여성들이 가부장제에 대한 가치관을 깨고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려 모습과 상당히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