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손전화 사용자, 인간쓰레기…무자비하게 처갈겨야” 강연

[주민정치사업자료 입수] 국경질서 확립 및 비상방역 강조...“배은망덕 행위 말아야”

최근 국경지역에 배포된 ‘주민정치사업자료’.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올해 양강도 혜산과 삼지연, 자강도 등지에서 비법월경 및 밀수로 인해 ‘봉쇄령’이 잇따라 하달된 가운데, 최근 북한 당국이 국경질서 확립과 비상방역을 강조하는 주민 강연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당국은 ‘로동당 제8차대회 정신을 높이 받들고 국경질서와 비상방역전에 저해를 주는 행위와의 투쟁을 강도높이 벌리자’는 제목의 강연을 진행했다.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강연자료를 보면, 일단 당국은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사용 문제를 강도높게 지적했다. 이는 밀수 및 도강(渡江)에 있어 외부와의 통화가 전제 조건이라는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연자료는 중국 손전화 사용자를 “당(黨)의 사랑, 사회주의제도의 고마움을 모르는 인간쓰레기, 배은망덕한 자”라고 규정하면서 “혁명의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쳐갈겨야 한다”고 선동했다.

아울러 “중국 손전화 사용 현상은 우리 사회에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반국가적, 반사회주의적 행위”라면서 “이와의 투쟁을 전 군중적으로 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국경 지역에서의 정보 유출입과 탈북 차단 목적으로 중국 손전화 사용에 관한 통제와 처벌을 강화해 왔다.

이와 관련 북한은 2015년 ‘비법(불법)적인 국제통신죄'(222조)를 신설, 외부와의 통화자에 관한 처벌 규정도 마련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불법적으로 국제 통신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 또는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이제는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특급 방역이라는 변수도 가미된 모양새다. 이른바 ‘비루스(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밀수나 비법월경 등 외부 접촉을 완벽히 차단하기 위해 중국 손전화 사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중국 손전화기를 바치면 용서해준다는 식으로 회유하는 전략도 지속 구사하고 있다”면서 “만약 이런 방식으로까지 제대로 먹히지 않으면 조만간 대대적인 소탕 작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연자료는 또 “마스크 착용과 소독사업, 체온 재기를 비롯한 방역규정의 요구를 엄격히 지키야 한다”면서 “끼리끼리 술판, 먹자판을 벌리는 현상들과의 대중적인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상품가격을 망탕 올려 인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주는 현상, 류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을 흐리게 하는 현상, 불순 출판선전물을 몰래 보거나 류포(유포)시키는 현상들”도 “우리의 사회정치적 안정과 일심단결에 저애를 주는 반국가적, 반인민적 행위”라고 규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