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밭 위에 보금자리 마련한 여름철새들

여름철새들이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지뢰밭 아카시아 숲을 보금자리로 다시 찾았다.

이 곳은 지난 3월 말부터 수백마리의 백로와 왜가리들이 찾아와 아카시아 고목위에 둥지를 틀고 산란을 시작해 요즘은 갓 태어난 새끼들의 지저귐과 먹이를 구해오는 어미들의 비행으로 숲속이 떠들썩거리고 있다.

이처럼 관전리 지뢰밭이 여름철새들의 서식지로 이용되는 것은 미확인 지뢰지대여서 사람들의 접근이 어려운데다 인근의 논과 저수지, 물가에서는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 철새들은 지난 1990년대 후반까지 이 곳 지뢰밭 아카시아 숲에서 여름을 보냈으나 이들의 배설물로 나무들이 죽어버리자 경기도 포천군 냉정저수지 주변으로 떠났다가 그 곳의 나무들 역시 다량의 배설물로 인해 고사하자 최근 되돌아왔다.

한편 이 지역은 6.25전쟁 이전까지 당시 경기 의정부 규모의 철원 시가지가 자리잡고 있었으나 한국전을 거치면서 모두 파괴돼 현재는 아카시아 고목 아래로 당시의 건물 터만 남아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