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검찰소장 이례적 정치국 진출에 “보위부·안전부 못 미더워…”

내부선 단속 주체인 보위부, 안전부 견제·통제 위해 검찰소에 힘 실어준 것이라는 평가 나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9일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전날(18일) 폐회했다고 19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일 차 회의에서 2021년 상반년도 당 조직사상 생활 정형에 대한 총화와 조직문제 토의를 마지막으로 회의를 마무리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달 중순 북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당시 단행된 인사에서 중앙검찰소장이 이례적으로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된 것과 관련, 현재 내부에서는 보위부, 안전부를 견제하고 통제하기 위해 검찰소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중앙검찰소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보선된 것을 두고 “지금 우리나라에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를 뿌리뽑기 위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전면에 나서고 있는 보위부와 안전부 일군(일꾼)들이 이 과정에서 돈을 받아먹고 봐주는 식의 비리를 저지르거나 부당하게 처벌하면 검찰소가 다 잡아내라는 뜻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내부에서는 중앙검찰소장의 이례적인 정치국 진출을 두고 “보위부와 안전부도 못 미더우니 검찰소가 보위부나 안전부에 칼을 휘두르게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표면적으로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타파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전 사법부문의 역할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단속 주체인 보위부와 안전부의 비대화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검찰의 위상을 강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중앙검찰소는 일명 ‘요해(了解·파악) 그루빠’라 불리는 조사조를 전국에 내려보내 보위원과 안전원들이 돈과 권력에 의해 봐주기하는 실태 등을 낱낱이 파헤치도록 했고, 이에 따라 문제시된 보위원 100여 명과 안전원 70여 명이 해임·철직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례로 강원도에 조사조로 내려간 중앙검찰소 일꾼은 현지 도 검찰소 일꾼과 함께 다니며 사회안전성이 취급하고 있는 범죄 사건 가운데 무작위로 서류를 뽑아 직접 사건 당사자를 면담하고 안전원의 조사 과정에 불이익이 있었거나 거짓으로 자백한 점이 있는지를 파악했다.

당시 사건 당사자는 “죄를 지은 것은 맞지만 나는 부당하게 교화 15년을 받고 나보다 더 많이 국가재산을 빼돌린 사람은 색시가 어느 간부의 조카고 그 집안에 전투비행사가 있어 단련형 3년을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실제 안전원이 법과 원칙에 어긋나게 처리한 것으로 밝혀져 문제가 됐다.

이렇듯 전국에 파견된 중앙검찰소 일꾼들은 돈과 권력의 편에 서서 각종 비리를 저지르거나 부당한 처벌을 일삼는 보위부와 안전부의 행태를 파악했고, 이후 우상철은 이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 보고서를 상부에 올려보냈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는 “한 사람을 부당하게 처벌하는 것은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자의 6촌 가족들에까지 영향을 미쳐 당과 대중을 이탈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사건이 비원칙적이고 반당적으로 처리되는 일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도 이 문건을 보시고 검찰소에 더욱 힘을 실어주려 우상철 동지를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한 것”이라며 “그래서인지 안에서는 이제는 지시만 따를 게 아니라 앞질러가면서 성과를 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