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범벅 북한産 건강식품, 중국 등 해외서 유통 중”

몇 년 전 기준치 20만 배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된 북한산 건강보조식품이 아직까지 중국 등 해외에서 유통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소식통은 지난 7일 데일리NK에 “현재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에서 유통되고 있는 조선(북한)산 건강보조식품”이라며 영상을 보내왔다. 영상에는 북한산 웅담인 ‘조선곰열’과 혈압강하제라고 선전하고 있는 ‘안궁우황환’ 수백 개의 모습이 담겨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산 건강보조식품은 해외 북한 식당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중국 조선족 사이트 등 온라인을 통해 유통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산 건강보조식품은 선전과는 달리 효능이 전혀 없거나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함유돼 오히려 신경마비, 파킨슨병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곰열’의 경우 북한산 웅담으로 원기회복은 물론 간 기능을 좋게 해준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한 결과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이라는 웅담 성분이 전혀 없는 돼지 쓸개로 확인됐다.

신경계 치료제로 쓰이는 ‘안궁우황환’은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허용 기준치의 20만 배가 넘는 수은과 기준치의 1만 2000배가 넘는 비소, 그리고 기준치의 4배에 가까운 납이 검출된 바 있다.

이 밖에도 뇌출혈 치료제로 알려진 ‘뇌심사향’에서는 수은이 기준치의 49배, 비소가 3배, 납이 5배 이상 검출됐고, 사향(사향노루에서 나오는 분비물) 성분은 함유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북한산 ‘우환청심환’에서도 기준치의 3만 배가 넘는 수은과 기준치의 1600배의 비소가 검출된 바 있다.

북한의 건강보조식품들은 민간 제약회사나 의약품 연구소가 아닌 정찰총국, 국가보위성, 군에서 관리하는 제약회사에서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제조한다. 때문에 이 같은 건강보조식품들은 중국과 몽골 또는 동남아 지역에서 주로 유통되며 북한 식당에서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제조하는 건강보조식품들이 가짜가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현지 사람들은 사지 않는다”며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팔고 있다”고 전했다.

양강도 혜산 출신 한 탈북자는 “북한에 사향이나 웅담 같은 고급 약재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과거에 주민들이 돼지 쓸개로 가짜 웅담을 만들고, 개의 생식기를 사향으로 둔갑시켜 장마당에 내다 팔기도 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북한에는 한국처럼 식품에 대한 안전 기준이 없기 때문에 외화벌이를 위해서 목적으로 제조되는 건강보조식품의 경우에도 그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요즘은 북한에서도 웅담이나 사향으로 만든 보조식품이 가짜가 많다는 것이 알려져 북한 주민들도 꺼려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