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거리교화소서 원인 불명 호흡곤란 호소하다 10여명 사망

소식통 "교화소 측, 대대적인 방역소독 실시하고 관련 사실 함구 지시"

북한 전거리교화소 위성사진. /사진=구글어스 캡처

북한 당국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교화소의 면회를 금지한 가운데, 최근 함경북도 회령에 위치한 전거리 교화소에서 수감자 11명이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전거리 교화소에 수감돼 있던 수감자 11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슴통증 그리고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다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고열 증상도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을 시도하다 강제북송된 주민이 전체 수감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거리 교화소는 북한 교화소 중에서도 환경이 열악하고 노동강도가 높아 인권침해 사례가 많은 곳으로 악명이 높다.

때문에 평소에도 전거리교화소에서는 영양실조와 질병, 구타 등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11명이 약 열흘 동안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등 같은 증상을 보이다 숨진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교화소 측은 이들의 사인을 면역력 저하에 의한 건강 악화로 결론 짓고 서둘러 사망 처리를 끝냈다.

교화소 측은 또 최근 모든 수감실과 교화 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10시간에 걸쳐 방역 소독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수감자 전원에 대한 발열 검사 및 건강 검진을 진행했다.

또 교도관들에게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수감자들의 입단속을 철저히 시키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북한 당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전국 교화소 수감자들에 대한 면회를 중단했으며 외부 음식 반입도 금지된 상태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전염병 이유로 교화소 면회도 차단”…영양결핍 재소자들 건강 심각해질 수도)

이들의 사망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면회자를 통해 수감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외부 출입이 가능한 교도관이나 경비 군인들 혹은 외부에서 반입된 물품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이달 들어서만 10명이 넘는 인원이 모두 호흡곤란으로 사망하자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비루스(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교화소가 전에 없던 방역소독을 대대적으로 하고 관련 사실을 기밀로 하라고 지시하니 더욱 의심이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