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여론 “北 실천이 중요” “이번엔 믿어보자” 양갈래

김계관 북한 수석대표와 송민순 남한 수석대표

6자회담 공동성명 발표 하루만에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통해 ‘先 경수로 지원 後 NPT복귀’를 주장하자 누리꾼(네티즌)들이 북한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공동성명 발표를 크게 환영하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북한의 약속 불이행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북한의 제네바 합의 약속 불이행을 상기시키면서 “이번에도 또 뒤통수를 칠 것”이라는 전망을 한 반면, “북한이 경수로 건설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발언”이라며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19일 공동성명 채택이 발표되자 인터넷 누리꾼들은 환영 일색이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난항을 조심스럽게 예상한 데다 북한이 돌연 합의사항을 번복하자 누리꾼들은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누리꾼, 북핵 타결 환영보다 걱정 앞서

북핵 타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누리꾼들은 대부분 북한의 과거 행태를 꼬집었다. 이들은 북한의 과거 행태를 ‘시간 버는 전술, 벼랑 끝 전술, 약속 깨기’로 규정하고 이번에 또 속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북한 외무성이 “경수로 제공해야 NPT에 복귀한다”는 성명이 나오자 아이디 ‘이갑구’는 포털 사이트 <다음> 게시판에 “이렇게 나올 거면 어제 공동성명은 왜 했나? 북한은 계약서니 합의니, 약속이니 안중에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dnekrqn’는 “(과거에)경수로를 얻는 조건으로 미국과 흑연감속로를 포기한다고 해놓고 연구용 원자로에서 핵개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북핵 타결이 전부인 양 마구 퍼주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북한의 경수로 지원 요구에 대해 아이디 ‘빗방울’은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경수로를 고집하는 건 핵의 전용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아이디 ‘Stefan’ 는 “북한의 변화 없이 남한정부는 맘대로 퍼주지 마라. 국민들한테 먼저 물어봐라. 더 이상 실망시키지 말라”라고 요구했다.

▲ 북핵타결 관련해서 비판하는 누리꾼들(다음 게시판)

반면 북핵 타결을 환영하는 누리꾼들은 “평화를 위해 북한체제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과거의 행태는 미국의 경제제제 및 간섭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하며 “앞으로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통일을 일궈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대학생들 “약속이행 중요”

북한 인권관련 대학생 단체와 탈북 대학생들도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북한의 약속이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인권 동아리인 이화여대 ‘헬로우NK’ 이보람(중문과) 대표는 “북한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럴 소지가 크다.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고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문제를 중요 아젠다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을 준비하는 자유북한인 대학생회 대표’ 서영석씨(99년 탈북)는 “공동성명 발표를 환영한다. 그러나 시작에 불과하다. 북한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또 다시 북한이 애매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