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 혐의로 수배령 내려졌던 회령 주민, 1년 만에 체포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의 모습. / 사진=데일리NK 소식통

30여 명의 젊은 여성들을 중국에 팔아넘긴 혐의로 수배령이 내려졌던 함경북도 회령의 여성 주민이 최근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지난해 인신매매범으로 체포되기 전 도망친 회령의 한 여성 주민이 지난달 중순 평성에서 붙잡혀 도 보위부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쌍둥이 아들 2명을 키우던 이 여성 주민은 약 1년 전 30여 명의 젊은 여성들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보위부에 체포되기 전 낌새를 알아차리고 큰 액수의 돈을 몸에 지닌 채 도주했다.

보위부는 이 여성이 갈 만한 가족과 친척의 집을 찾아 인근에 수배령을 내리고 아들 2명을 인질로 가뒀지만, 1년간 이 여성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간 이 여성은 동생이 사는 평성에 숨어 지내면서 가지고 온 돈으로 장사도 시작하고 회령시 보위부에 갇힌 아들들의 소식도 다른 경로를 통해 전해 듣고 있었는데, 2월 초 평성의 한 거리를 지나다 도로를 지켜선 안전원의 단속에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평성에서는 타도(他道)주민을 말투로 알아보는데 이 여성이 전형적인 국경토박이말을 써서 잡히고 말았다”며 “그는 돈을 고이고 빠져나올 수도 있었으나 보위부에 갇혀있는 아들들 때문에 자포자기하고 그 자리에서 자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들 2명은 이 여성이 저지른 그간의 범죄행위와 그와 함께 활동한 다른 브로커들의 출처 등 관련 증거를 확보하려는 보위부로부터 모진 고문과 구타를 당했고, 제대로 먹지도 못해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 상태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여태껏 이 여성의 행적이 불투명하자 도강했을 것으로 추측했는데, 설사 중국에 넘어갔다 하더라도 아들들 때문에 분명 돌아올 것이라고 보고 끝내 아들들을 놓아주지 않았다”며 “결국 아들들을 놓아주지 않은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보위부는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여성이 끝내 체포되면서 그동안 이 여성의 인신매매에 가담했던 다른 브로커들과 이에 협조했던 국경경비대까지 모조리 잡혀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회령 시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