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南-北 대학생, 음악으로 하나”

▲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남♥북 Dream 음악회’

“우리의 소원은 단 하나, 다시 만나야만 한다. 너와 나 두 손 꼭 잡고서 기쁜 노래를 부르자”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한 대학생들의 노래가 대학가에 울려 퍼졌다.

이화여대 ‘Dream’ 총학생회는 28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남♥북 Dream 음악회’를 개최하고, 남북한 대학생들이 어우러지는 공연 한마당을 개최했다.

음악회는 남한 대학생 대표로 나선 이화여대 응원단 ‘파이루스’의 응원 무대와 쌍둥이 댄서팀 ‘카리스’의 공연으로 힘찬 시작을 알렸다.

가수 지망생이라는 서울예대 김연화씨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기러기 떼 날으네’ ‘심장에 남는 사람’ OST 주제곡을 부르며 수준급의 노래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음악회 출연진들이 모두 나와 통일을 염원하는 ‘그 날이 오면’을 부르며 남북한 대학생의 공연은 끝이 났지만, 뒤이어 무대에 등장한 두 명의 초대손님으로 인해 음악회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 이화여대 응원단 ‘파이루스’의 공연 모습

▲ 이대와 연대 혼성 중찬단. ‘오 해피데이’와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두 곡을 열창했다.

▲ 탈북 대학생들이 멋진 노래 솜씨를 뽐내고 있다. 생소한 북한 음악이지만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평양 음대 출신으로 2003년 탈북한 김철웅 교수(한세대)는 리처드 클레이드만의 ‘가을의 속삭임’(A comme Amour)과 본인이 편곡한 ‘아리랑’ 두 곡을 연주했다.

김 교수는 연주에 앞서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찬양곡 이외에는 연주할 수 없으며, 클래식도 1899년도 이전의 작품만 연주할 수 있다”며 “음악가로서 다양한 음악을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탈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등장한 인기가수 휘성의 무대로 음악회는 절정에 올라, 참가한 남북 대학생들은 음악을 통해 한 마음이 되는 순간을 느꼈다.

▲ 이 날 이화여대 대강당에는 500여명의 남북한 대학생들이 참석, 음악회를 감상했다.

▲ 멋진 피아노 연주로 이대 여학생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피아니스트 김철웅씨

▲ 음악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인기가수 휘성(우)과 사회를 맡은 문해성씨

김세희 총학생회 회장은 “요즘 대학생들은 북한이라고 하면 동정의 대상으로만 여기는데 북한 친구들도 우리보다 아는 것도 많고 끼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행사를 준비하면서 탈북자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큰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서로 화장도 해주고 공연의 조언도 해주는 등 순수한 친구 사이로 발전했다”며 “앞으로 남북한 대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1학기에도 축제 기간 중 북한인권과 관련한 행사를 개최하고, 북한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