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여성 외무장관 리브니…제2 골다 메이어 되나?

포스트 샤론을 준비하는 이스라엘의 올메르트 총리 대행체제가 18일 내각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은 3월 28일 치러질 총선에 앞서 많은 장관의 사임으로 공석이 생긴 데 따른 것으로 새로운 내각은 총선 전까지 이스라엘 정국을 이끌게 된다.

이번 개각에서는 신임 외무장관 치피 리브니(여, 48)에게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다. 리브니는 이전 내각에서는 법무장관직을 수행하였다. 특히 그녀는 샤론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부총리 올메르트와 함께 샤론의 후계자로 동반 부상되기도 했다.

리브니는 1999년 정계에 입문, 2001년 샤론 총리의 리쿠드당 정부에서 지역협력 장관으로 입각한 후 유대인 이민자 업무를 담당하는 통합부 장관을 거쳐 2004년 12월 법무장관에 발탁되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리브니의 정치적 성향은 비교적 강경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오는 25일 팔레스타인 총선에 무장단체 하마스가 참여하는 것을 두고 분명한 반대를 표해 왔으며 그런 그녀의 행보가 이스라엘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리브니는 사상 두 번째 여성 외무장관이 된다. 첫 여성 외무장관은 1956년부터 무려 10년간 이스라엘의 외교를 담당한 골다 메이어다. 메이어는 1969년 총선에서 노동당을 이끌어 승리함으로써 총리까지 올랐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벌써부터 리브니가 ‘제2의 골다 메이어’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그녀의 인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마스 “이스라엘과 협상없다”

이스라엘에서 개각이 발표되던 같은 날 팔레스타인에서는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의 분통이 터져 나왔다. 압바스 수반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기자들과의 회담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극단주의자들 때문에 평화가 구현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차라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는 뜻을 피력하였다.

압바스 수반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급격히 지지세가 상승하고 있는 무장단체 하마스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압바스는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마스와 적잖은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위해 투표장 주변의 무기 소지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하마스 등 무장세력들이 따라 줄지 미지수인 것이다.

그는 이어 이번 총선이 지나면 하마스는 물론 무장세력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외부의 여론은 오히려 압바스 수반의 정치적 통제력이 급격히 상실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협상은 없다”는 강경 일변도로 가자지구 지방선거에서 이미 70% 이상의 기반을 형성했으며 이번 총선에서는 서안 지구까지 잠식한다는 계획이다.

1월 25일 팔레스타인 총선과 3월 28일 이스라엘 총선을 위한 양자의 행보가 분주한 가운데, 그 결과가 이후 이-팔 분쟁의 향배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종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