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혁성향 시민들 대선 결과에 충격

`자유롭게 외출하는 것도 마지막일지 모른다. 파티와 스키, 커피숍.. 우리가 즐기던 모든게 억압받을 것이다. 새 코트를 샀는데 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쇼핑몰과 패스트 푸드 음식점들이 몰려 있는 테헤란 북부 지역 젊은이들은 강경파인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테헤란 시장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세련된 코트에 흰색과 푸른색 머리스카프를 하고 치킨과 감자튀김을 즐기던 샤르자드 자마니는 “당장 내일부터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들은 점점 여성들을 과거 그들식대로 보이도록 만들려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친구들과 함께 놀러나온 알리 제라 야즈드저드(20)는 “이렇게 함께 외출하는 것도 마지막일지 모른다”며 “머리를 자르고, 파티와 스키, 커피숍도 끊어야 할거다. 우리가 즐기던 모든게 억압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녀 친구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던 아레시도 “아흐마디네자드가 정직하다 해도 그는 무서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며 “그는 순교자의 문화를 실현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이건 재앙”이라고 탄식했다.

아흐마디네자드의 당선 소식이 전해진 테헤란 북부지역에서는 이런 실망스런 반응들과 함께 새 대통령이 공공장소에서의 성별간 격리를 시행하고 여성들에게는 머리에서 발끝까지를 가리는 차도르 착용를 강제할 것이란 소문들이 나돌았다.

16세 소녀 아르만은 “이제 우리는 지금 즐기는 자유의 10분의1 밖에 갖지 못할 것”이라며 신의 도움을 간구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불참한 일부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로 이란 정치체제의 몰락이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를 피력하기도 했다.

가정주부인 메리엄(54)은 “이제는 사람들과 세계가 이제까지 집권한 가짜 개혁가들에게 속지 않을 것”이라며 “이건 최상의 결과이며 진정한 변화의 순간이 더욱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빈곤층이 많이 사는 테헤란 남부지역 주민들은 이란 내 빈민들에게 `로빈 후드’같은 인물로 비쳐지는 아흐마디네자드의 당선을 적극 환영하며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했다.

가게주인 아미르(29)는 “그는 우리같은 사람들 중의 하나”라며 “이 체제가 자기들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패배한게 기쁘다”고 말했다.

바시지 민병대원 사이드 사미에(32)는 “어떤 그룹에도 속하지 않은 아흐마디네자드가 당선돼 기쁘다”며 새 대통령이 개혁과 건설작업에 적극 나서길 희망했다.

또다른 유권자 라흐마톨라 이자드파나는 “아흐마디네자드가 국가적 부를 도둑질하는 사람들의 손을 자르고 빈곤과 맞서 싸우려 하기 때문에 그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테헤란시내에서는 당선 축하행사를 하지 말라는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일부 군중들이 자동차에 나눠타고 아흐마디네자드의 포스터를 흔들고 경적을 울리며 거리를 누볐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