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北 신년사 분석, 통일연구원 對 세종연구소 누가 더 정확한가?

조선중앙방송

북한은 매년 대내외 정책의 밑그림을 담은 신년공동사설을 발표해오고 있다. 북한과 같이 폐쇄된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대외에 체제운영 기조를 천명하는 공동사설에 국내외적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올해도 북한이 ‘공동사설’을 발표하자 국내 정부기관과 연구소, 언론사 등은 앞다투어 분석을 내놓았다.

국내 대표적인 북한관련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과 세종연구소도 공동사설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그 내용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읽혀진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북한연구센터장은 ‘세종논평’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2006년 신년공동사설에서 여유를 가지고 미래를 설계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 센터장은 “‘원대한 포부와 신심에 넘쳐 더 높이 비약하자’는 공동사설 제목부터 그러한 자세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면서 “북한이 그동안 식량난 등으로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받았던 상황을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분석 자료는 이번 사설에 대해 “2006년 공동사설은 전체적으로 볼 때, 새로운 정책 제시 없이 기존의 정책적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다만 남북관계에서는 ‘자주통일· 반전평화· 민족대단합’의 ‘3대 애국운동’을 새로 제시하는 등 ‘우리민족끼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학순 센터장은 북한이 대미 비난을 자제한 것과 관련, “(북한이)비난을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미국에 대한 비난을 삼가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면 오히려 북한이 공동성명의 이행 부진과 실패의 책임을 불공평하게 뒤집어 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불필요하게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판단 하에 언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설명했다.

대미정책 : ‘통일’-강경대응, ‘세종’- 현상유지

이에 대해 <통일연구원>은 “미국의 대북정책과 6자회담 추이를 지켜보면서, 내부적으로 체제단결을 도모하고 ‘우리민족끼리’ 담론으로 대남 통전(통일전선)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즉, 올해는 적극적인 대남 공세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한 것.

백 센터장은 북핵문제와 관련 “신년사에 6자회담 공동성명 이행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북한이 최근 위조지폐, 돈 세탁, 인권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의 정권교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부시 정부에 대해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고, 다음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현상유지적 정책을 끌고 나가기로 작정을 한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통일연구원>은 분석자료를 통해 “(북한이)공동성명의 이행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감은 없으나, 미국의 대북인식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바,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에 대해서는 강경히 대응할 것”으로 해석했다.

이어 “북한은 상반기에 대외적으로는 반전평화 논리에 기초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더욱 강경해지는 것과 상관없이 6자회담에서 기존입장을 최대한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미국의 대북강경정책에 따른 한반도 위기상황에 돌입하게 될 경우, 하반기에 미국을 위기원인 조성자로 비난하는 동시에 주한미군 철수투쟁을 선동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통일연구원은 “북한이 올 하반기에 2007년 김일성 주석 95돌 생일행사를 준비하는 동시에 남한의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남북 정상회담 논의에 호응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다음은 양 기관의 신년공동사설 분석 주요내용.

세종연구소

북한은 올해 ▷대내적으로 선군정치, 대내 체제안보를 강화하면서 지난해에 어느정도 자신감을 얻은 농업부문 등 경제 건설에 힘쓰고 ▷대남관계에서는”민족공조”를 더욱 강조하며 ▷미국에 대해서는 대북 적대시정책의 전환에 대한 희망을 갖기보다는 미국의 대북 정권교체 시도에 대한 방어를 위주로 핵정책을 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은 올해에는 북미관계가 더욱 더 어렵게 될 것으로 보고, 그만큼 더 국내 정치, 경제, 안보 강화와 남북관계 증진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

통일연구원

▷대내정책으로는 선군정치 강조, 농업의 주공전선 재설정, 군사적 위력강화 등 기존정책을 지속 추진. 김정일 우상화, 사상교양 강조 등 체제결속 의지를 과시 ▷대남관계에서는‘3대 애국운동’을 제시함으로써 공세적 자세. 특히, ‘6.15 우리민족끼리의 날’ ‘반보수대연합’ ‘거족적인 미군철수투쟁’ 등 통일전선전술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표출 ▷대외관계에 있어서는 미국의 군사 및 비군사적 위협에 대한 경계를 강조하면서, 핵문제 및 여타 대외관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음 ▷미국의 대외정책과 상관없이 6자회담에서는 기존의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

<세종연구소 백학순 센터장 : 통일연구원 北신년 공동사설 분석 비교>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