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국정연설서 北核 언급 안한 이유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국정연설에서 북핵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속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빠짐없이 언급했지만 이번엔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는 것은 단호하게 막을 것”이라는 언급만 했을 뿐 북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이 가장 핵심 문제로 부상한 이란 핵문제에 집중하면서 북한에 대해선 자극하지 않고 관망하면서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한 포석이란 지적이다. 


김정일 사망 직전 협의된 바 있는 3차 미북 비핵화 회담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동시에,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다는 시그널도 우회적으로 보낸 것이란 지적이다. 현재 미북은 뉴욕 접촉을 통해 미북 비핵화 회담에 대한 의견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 미국의 입장은 북한 김정은 체제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는 것이 비핵화 회담에 이롭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뉴욕간 미북 접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미국은 북한을 불확실한 상황으로 간주하고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 강한 것 같다”면서 “북한에게 예민한 시점인 현재 불필요한 오해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북 접촉 등에서 북한은 대북 영양지원이 아닌 쌀 등을 포함한 알곡 지원을 비핵화 회담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만으론 북한을 대화의 장에 나오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