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프리즘] 이란 참수 작전 성공, 북한에도 적용 가능한가?

이란 혁명수비대 최정예부대인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Qasem Soleimani) 사망 관련 시위중인 이란 시민들. /사진=이란 외무성 트위터 캡처

미국이 지난 5일 이란의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사령관을 MQ-9 리퍼 무인공격기로 살해한 후 북한 김정은에 대한 참수작전 가능 여부가 국내외로 이슈로 떠올랐다.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김정은 참수작전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단, 무인 공격기로 평양의 촘촘한 방공망을 뚫고 작전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평양 주변 지역에는 세계에서 가장 조밀한 방공망이 포진해 있어 침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솔레이마니 참수작전에 활용한 리퍼 무인기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가 아니고 속도도 최대 시속 482㎞이고 순항속도도 시속 313㎞로 느려 발견 시 쉽게 격추된다고 한다. 북한보다 방공 능력이 떨어지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과거 리퍼를 격추한 사례에서 보듯이 조밀한 방공망이 있는 곳에서 리퍼로 작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솔레이마니를 암살한 이라크 바그다드는 미국에 적대적인 대공 미사일 배치가 거의 없어 리퍼가 쉽게 비행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지난해 말 주한 미 공군은 그레이 이글 12대를 전북 군산 미군 기지에 배치하였다. 이 드론은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R9X, 레이저유도폭탄 등을 투하할 수 있어 김정은에게는 더 큰 위협적이다.

또한 김정은의 동선파악이 어렵다는 점도 난관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여러 대의 정보위성을 띄어 한반도 상공을 거의 실시간으로 들여다 보고 있어 이 또한 어려운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데일리NK 등 민간 대북 첩보 수집 기관에서 김정은의 백두산 삼지연 특각 방문 동선을 파악 보도해 북한 국가보위성 등 보안 기관이 소동을 벌린 적이 있다.

우리 정보 당국자도 김정은 동선정도는 휴민트나 과학정보, 신호정보를 통해 수집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정보 당국자들은 과거보다는 우리 정보기관의 정보수집 능력이 진일보 하였다고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우방국인 일본의 경우도 정찰 위성이 7개나 되어 정보협력을 통해 김정은의 동선 파악이 가능하다. 김정은의 경우 항상 평양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에 소재한 30여 개 특각이나 북한 전지역 현지 지도방문으로 수시로 그의 동선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국가정보원과 국방정보본부의 국회 정보위 보고 자료에 의하면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관영매체의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동안 김정은 공개활동 보도 전수조사통계 자료는 총1236회으로 연평균 155회의 현지지도를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김정은의 동선 파악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혹자는 김정은의 실시간 동선을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김정은 측근이나 경호 관계자 등을 통한 인간정보가 절대 필요하다고들 하지만 첩망과는 연락수단이 원활치 않아 오히려 참수작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참수 작전은 과학정보를 통한 실시간 정보수집이 훨씬 유용할 수 있다.

참수작전은 김정은 제거 뒤 강경파 군부 등에 의한 핵 무력보복 가능성도 우려되는 등 전쟁 위험도 가져올 수 있다. 이란 솔레이마니가 살해된 후 전쟁 가능성을 점쳐지기도 했지만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은 세계 최빈국으로 비대칭 핵미사일이나 포병전력이 우세하지만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에너지나 가용 군수물자가 절대 부족, 지구전이 불가능하다.

특히 김정은 제거참수 작전이 성공하더라도 김정은만큼 확실한 북한 권력을 장악할 대안세력 여부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중동의 독재자들인 카다피나 사담 후세인, 무바라크 등 독재정권이 붕괴된 후 어렵지만 새로운 지도자가 나와 민주화가 되어 가고 있다. 북한 내부 고위층 내에는 표출되지 않은 제2의 황장엽 같은 불만세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김정은 제거 후 또다시 김 씨 일가가 대안세력으로 고려한다면 참수작전을 안 하느니만 못하다. 북한 김 씨 3대는 70여 년간 북한을 지배하면서 무자비하게 주민을 박해하고 정적을 숙청하였다. 북한에서 김씨 체제가 무너지지 않으면 통일도 비핵화도 되지 않는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결국 레짐체인지 외에 방법이 없다.

김정은이 제거되면 분명히 개혁 세력이 등장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 북한 내 친중 정권이 수립된다고 해도 현재와 같은 폐쇄정권보다는 오히려 개혁개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북한은 퇴행적 김 씨 신권체제나 봉건 왕권체제가 개혁개방을 가로막아 오늘날 최악의 빈곤 독재국가로 전략했다. 김정은 3대 독재 체제가 이제 2021년이면 10년이 된다. 그동안 문재인 친북 좌파 정권이 저자세로 대화를 구걸하여도 이를 거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을 외교적으로나 평화적 방법으로 안착시키는 방법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김정은 정권이 유지되면 핵물질이 국제 테러세력에까지 확산될 수 있어 한국은 물론 전세계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김정은은 핵무기 하나로 세계 최강 미국을 조롱하고 대외 관계를 단절하면서 자력갱생을 외치고 있다. 김정은 참수작전은 국제평화를 위해 심각히 고려되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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