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중대제안 6자회담서 했어야”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통일원(현 통일부) 차관을 지낸 송영대(宋榮大)씨는 1일 정부의 ‘대북 중대제안’과 관련, “정부가 중대제안을 6자회담 협상과정에서 결정적 계기에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송 전 차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주최 ‘대북지원 정책에 관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중대제안을 회담 전에 함으로써 북한이 200만kw 송전은 이미 확보한 것으로 간주하고 경수로 문제까지 강탈적 요구를 하게끔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전 차관은 “처음에는 북한에 50만kw 선에서 제의한 후 북한의 반응을 봐가면서 조절해야 했다”고 지적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는 또 “정부의 성급하고 미숙한 협상태도로 인해 재정만 축내고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대북 전력지원은 사전에 야당과 협의하는 등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송 전 차관은 베이징 6자회담과 관련, “북한은 핵동결 단계와 핵폐기 단계로 구분, 매단계마다 미국의 보상을 요구하는 한편,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와 북.미 평화공존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함으로써 핵과 관련해 작년보다 더 경직된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송 전 차관은 “북한이 핵폐기와 사찰을 거치더라도 일부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는 수준에서 끝내고 일부 핵능력은 은폐하고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대북 정책에 있어 정부가 행하는 물밑거래에 대한 접근이 전혀 안되고 있다”면서 “대북정책의 무게 중심을 정부에서 국회로 이관시키기 위해 국회에 북핵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교수는 “한나라당이 대북 상호주의를 포기하고 공격적으로 자세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등이 중심이 돼 항구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간담회에는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 김기춘(金淇春) 여의도연구소장, 서병수(徐秉洙) 제1정조위원장, 황진하(黃震夏) 제2정조위원장, 공성진(孔星鎭) 박순자(朴順子)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백두산 관광 ▲식량 지원 ▲대북 송전 등 세가지 개별 주제를 놓고 8월 중 각계 전문가들의 여론을 수렴한 뒤 당의 대북지원 정책 등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