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소식] 새롭게 부상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진행: 지난 한 주간 한반도에서 화제가 됐던 주요 사안을 살펴보는 <한반도 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도 데일리NK 하윤아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지난달 개성에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오늘 처음으로 남북회담이 열렸습니다. 남북은 앞으로 예정된 각 분야 실무 회담들을 이곳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오늘은 남북회담 장소로 새롭게 부상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지난달 14일이었죠.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열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한 달여가 지난 오늘, 이곳에서 처음으로 남북 당국 간의 회담이 열렸는데요. (어떤 회담이죠?) 소나무 재선충 공동방제, 양묘장 현대화 방안 등을 논의하는 산림협력 회담입니다. 이번 회담은 지난 앞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분야별 후속회담 일정을 정리한 데 따라 열리는 첫 회담이고요. 앞으로 군사, 체육, 적십자, 보건의료 회담의 잇따른 개최도 남북 간에 합의가 돼 있는 상태입니다.

진행: 그러니까 오늘 산림협력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회담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말씀이신거죠?

그렇습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앞서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남북 간 실무적 회담들을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고, 거기에 상주하는 직원들이 회담과 관련된 자료도 주고받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요. 실제로 남북은 오늘 산림협력 회담 외에도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논의할 보건의료 회담,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를 협의할 남북체육회담을 이달 내에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진행: 그렇군요. 공동연락사무소가 개소한 지 한 달이 약간 넘었는데, 당초 계획대로 가동이 되고 있는건가요?

네.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지난 주에 김창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측 부소장 겸 사무처장이 직접 통일부 기자들을 불러놓고 설명을 했는데요. 김창수 부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5일 그러니까 딱 한달 동안 공동연락사무소에서 남북 간의 대면연락과 협의가 60회 이상 이뤄졌다고 합니다. 남북이 하루 평균 2회 이상 대면접촉을 한 것이라는 이야긴데요. 그러면서 김창수 부소장은 “연락사무소가 365일 24시간 소통 채널로서 순조롭게 정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한 달 간 남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북측 소장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간에 열린 소장회의는 2회, 부소장급 회의는 10차례 이상 진행이 됐다고 해요. 또 매일 오전과 오후 정례 연락관 협의가 30회 이상 이뤄졌다고 김창수 부소장은 설명했습니다.

진행: 남북 간에 자주 만나서 협의도 하고 대화도 했다는 설명인데, 지금 남북이 연락사무소 공간을 같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자주 소통할 수 있는 것이겠죠?

네. 개성공단 내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과거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쓰던 건물을 개보수해서 마련한 것인데요.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입니다. 층별로 어떤 공간들이 마련이 돼 있나 살펴보면요. 먼저 2층에는 남측 사무실이 있습니다. 남측 인원들이 근무하는 공간이죠. 그리고 4층, 가장 꼭대기 층에 북측 인원들이 상주해 근무하는 북측 사무실이 있습니다. 2층과 4층의 중간인 3층에 회담장이 있어서 이 공간에서 남북이 수시로 만나고 있다고 합니다. 남측 사무실과 북측 사무실이 층으로 구분이 돼 있는데, 3층에서 자유롭게 만나고 소통하는 거죠. 그리고 입구가 있는 1층에는 교육장과 안내실 등이 따로 마련이 돼 있습니다. 1층 교육장의 경우에는 회담이 진행될 때 취재진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 남측에서는 이것을 프레스센터라고 하는데요. 이 교육장을 프레스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진행: 개성은 북측 지역이잖아요? 그럼 남측 인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근무하고 있는 거죠?

공동연락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남측 인원은 약 30명정도 되는데요. 김창수 남측 부소장을 비롯한 인원들은 월요일 오전에 개성공단에 들어갔다가, 금요일 오후에 남측으로 귀환하는 방식으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말에도 남북 간에 협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당직자가 남아 돌발 상황에 대비를 하게 됩니다. 근무시간은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지만, 긴급한 문제를 처리해야 할 때를 대비해서 비상연락수단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남북 당국자들 간에 얼굴을 맞대고 필요한 협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진행: 한국 당국자들이 월요일 아침에 남측에서 북측으로 넘어가고, 금요일 오후에 북측에서 남측으로 넘어오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는 말씀이네요.

네. 보통 남측에서 북측으로 넘어갈 때 남측 출입사무소, 통행세관 같은 곳을 통과하고 그 다음에 또 북측 출입사무소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보통의 일반인들은 북측 출입사무소를 넘어가는 과정이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북측에서 어떤 짐을 들고 가는지 세심하게 검문검색을 하거든요. 그 과정에서 개인 짐을 다 열어보고 뒤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공동연락사무소에 근무하는 남측 인원들은 정부대표단으로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북측에서 출입경 편의를 상당히 보장해준다고 해요. 복장을 체크하지 않는다거나 검색 요원들이 가방에 이상한 것이 있다고 해서 개봉하라고 하지 않는다거나 그런 점에서요.

진행: 그러면 남측 인원들이 잠을 잘 수 있는 숙박시설도 따로 마련돼 있겠군요.

네. 남측 인원들의 숙소도 과거 교류협력협의사무소 숙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보수해서 이용하고 있는데요. 총 44개의 방에서 각각 생활을 하고 있고, 그 안에는 체력단련실도 따로 있어서 퇴근 후에 남측 인원들이 운동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진행: 퇴근 후에 그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그럴 수는 없는건가요?

북측에서는 이동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남측 상주 인원들이 초반에 숙소와 식당, 남북연락사무소 청사 이렇게 3군데를 이동하는 것만해도 북측 인원들의 안내에 따라 움직여야 했다고 합니다. 차로 3분 정도의 거리라서 정말 가까운데도 마음대로 왔다갔다 할 수 없었던 거죠. 이동할 때마다 북측의 통제를 받아야 하니 불편하지 않았겠어요? 그래서 남측이 숙소나 식당, 연락사무소 이렇게 3군데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북측에 요청해 지금은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연락사무소 내에서 남북이 어떻게 만나자고 약속을 잡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연락사무소 내에서 자유롭게 오고가면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고요. 또 남북 사무소 간에 2개의 직통전화선이 연결이 돼 있어요. 또 연락관들은 무전기를 가지고 있어서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야간에는 상대 숙소를 직접 방문해서 협의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해요. 실제로 지난달 27일 밤 9시 45분께 북측에서 남측 숙소를 찾아와 10.4선언 공동행사를 평양에서 개최하자는 것을 긴급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진행: 남북의 소장들은 상주하지 않고 있는거죠?

그렇습니다. 남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북측 소장인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은 주 1회 정례 소장회의에 맞춰서 연락사무소를 찾고, 상주해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상주하고 있는 남측 김창수 부소장 겸 사무처장이 북측 부소장급 황충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북측에서는 부소장을 임명하지 않은 상태인데요, 사실상 황충성이 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황충성은 현재까지 자신을 연락사무소 소장 대리라고 남측에 소개하고 있다고 하네요.

진행: 또 하나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내에서 인터넷을 자유롭게 할 수 있나요?

현재 연락사무소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지만, 조만간 남북 간에 인터넷 사용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김창수 남측 부소장은 “북측에 인터넷 사용을 제안했고 북측도 협의하자고 하고 있다”면서 일단 북한 통신망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련해서 현재 발견된 특별한 기술적인 또 보안상의 문제는 없다고 하는데요. 과거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에 상주하던 남측 인원이 인터넷을 상시로 사용할 수 있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연락사무소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진다면 그 또한 획기적인 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 네. 남북회담 장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대해 데일리NK 하윤아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