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한 번씩 300kg”…청진시당 새해 분토 과제에 주민 불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각지 농업부문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충천한 기세로 새해 농사 차비를 본때 있게 내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평안북도 동림군 솔나무협동농장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함경북도 청진시 당위원회가 새해 영농 준비를 위해 여성들에게 3일에 한 번씩 1인당 300kg의 분토 과제를 수행하라는 지시를 내려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청진시당은 전당적, 전국가적으로 농촌을 물질·노력적으로 지원할 데 대한 당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해 여성들로 구성된 모든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인민반, 가내반에 3일에 한 번씩 1인당 300kg의 분토를 바치라는 과제를 조직적으로 하달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청진시당은 1월 중에 단계별로 분토 생산량을 측정하고 총화할 계획이라고 밝혀 여맹 조직 책임자와 동 사무장, 동 당비서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여성들은 사흘에 한 번씩 분토 300kg을 바치라는 시당의 요구에 거름 원천을 구하려 추운 겨울에도 매일 새벽마다 변소칸을 찾아다니며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들은 한 덩이라도 더 바치기 위해 가족들의 인분까지 모두 창고에 건사하고 열쇠로 문을 잠가 지키고 있지만, 이렇게 해도 과제 수행이 어려워 ‘살림집만 늘어선 시내에서 분토를 매일같이 생산해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하소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시당의 이런 황당한 과제에 따라 분토 생산 계획은 억지로 수행되고 있다”면서 “여맹원들은 인분이 부족하니 연탄재에다 하수로의 물을 퍼서 대충 버무려 바쳐 농장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탄재 더미가 쌓여가고 있는 농장들 속에서는 ‘분토가 아닌 연탄재로 땅이 푸석거리기만 하고 밭의 지력을 더 떨구고 있으니 이런 식이면 차라리 안 하는 편이 낫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에 농장들에서는 ‘해마다 1~2월이면 분토 계획을 수행하느라 주민들이 고생하는데 올해처럼 이런 현실성 없는 분토 계획은 처음이다’ ‘당정책 관철이라면서 무조건 내모는 일군(일꾼)들이 무지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청진시당은 모든 여성 조직을 대상으로 호미, 낫, 장갑, 마대, 새끼줄 등 영농물자들도 한 개씩 지원하라고 지시해 여성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청진시는 특히 여성들을 대상으로 모든 과제가 집중적으로 내려지고 있다”면서 “그래서 여성들은 내 가족도 먹여 살려야 하고 나랏일도 해야 하니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죄라고 한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