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수로 안주면 핵활동 안 멈춰”

2단계 제4차 6자회담에 참석 중인 북한 대표단은 16일 “미국이 경수로를 주지 않겠다고 고집하면 핵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한 대표단은 회담 개막 나흘째인 이날 오후 6시30분(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핵억제력을 내놓으라는 것은 무장해제를 요구와 같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북한대표단의 현학봉 대변인은 “미국은 자체방어를 위해 만든 핵억제력을 먼저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먼저 무장해제를 하라는 것으로 너무 천진난만한 요구이며 꿈도 꾸지 말라”고 밝혔다.

현 대변인은 “미 국방성은 핵선제공격 교리를 공식화하려 하고 있다는 소리가 있다”며 “이런 조건에서 우리는 절대로 선핵포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조미 사이의 신뢰조성을 위한 기본척도로서 경수로 제공요구를 내놓았으며 이를 제기하면서 미국의 우려를 고려해 경수로 운영을 공동관리에 맡기고 사찰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미국이 경수로를 주겠으면 주고 말겠으면 말라”며 “이렇게 되는 경우 우리는 선군정치의 목표에 따라 우리 식대로 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대변인은 “조(북)미 사이의 핵문제는 1994년 기본합의문으로 이미 해결됐으며 당시 우리는 미국이 경수로를 제공하는 데 상응하게 우리의 자립적 핵동력 공업을 동결시켰다”면서 “그런데 부시 행정부가 취임하기 바쁘게 기본합의문을 파기하고 우리를 악의 축, 그리고 선제공격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에 대처한 자위적 조치로서 NPT(핵무기비확산조약)에서 탈퇴했으며 그리고 그 당시 이라크처럼 될 위험이 큰 조건에서 자체방위를 위한 핵억제력 강화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은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이며 6자회담에서 조미관계가 정상화돼 신뢰가 조성되고 미국의 핵 위협을 느끼지 않게 될 때 우리에게는 핵무기가 전혀 필요없다는 것을 밝혔다”고 전하고 “미국은 우리의 이런 입장을 약점으로 보고 모든 핵계획에서 손을 떼라고 강제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베이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