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혜산 의약품 가격 소폭 하락…中서 수입 후 시장에 풀렸나?

북한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약품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에서 북중 국경봉쇄의 영향으로 폭등했던 의약품 가격이 최근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양강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이달 중순부터 혜산시 약국과 시장에서 약품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면서 “특히 항생제 등 주민들이 현재 가장 많이 찾는 약품이 눅게(싸게) 팔려 주민들이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레보플록사신 성분이 들어있는 항생제인 레보미찐 암플(앰플) 1대가 북한돈 8000원에서 7000원으로 내렸다. 주민들은 이 약품을 대장염에 약효가 뛰어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 많이 찾는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대장균에 효과를 보이는 시프로플록사신 항생제(1대)도 2만 7000원에서 2만 5000원으로 하락했다.

이 약은 전문의약품으로 호흡기 감염, 귀·코·목구멍 감염, 패혈증 등 각종 감염에 대한 항생제로 이용된다. 여기서 북한 주민들은 대체로 페니실린과 마이실린 등을 사용해왔지만 최근에는 가짜가 많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 약을 찾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울러 중국 약품인 A.P.C 1알도 13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다. 원래 해열진통제인데, 주민들은 두통약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당뇨병에 쓰이는 인슐린 1대도 5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5% 포도당 1대도 3만 5000원에서 3만 원으로 하락했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가격 하락 원인으로는 일단 중국에서 수입된 의약품이 시장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꼽힌다.

이와 관련,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중국 해관총서 무역통계를 분석해 북한이 지난달 중국에서 의약품과 의약 관련 제품 300만 6천 662달러(약 35억 727만 원)어치를 수입했다고 전했다.

실제 주민들 사이에서도 “신의주(평안북도)를 통해 약이 많이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퍼진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돌연 혜산에서 ‘무역 재개’에 관한 소문도 돌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달 말부터 세관이 열리는데, 그렇게 되면 중국에서 의약품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이에 약장사들이 경쟁식으로 낮은 가격으로 약을 판매해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북한 무상 의료제도는 1990년대 이후 유명무실해져 약값과 치료비는 대체로 개인 부담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차단되자 의약품 품귀현상이 일어, 약값이 대폭 상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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