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3대 의문점

북한이 9일 핵실험을 전격적으로 단행하고 그 결과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 가운데 이날 핵실험을 둘러싸고 몇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그것은 핵실험의 성공 여부와 방사능 유출 등 안전 이상 여부, 소규모 핵실험 배경 등이다.

◆핵실험 성공 여부 엇갈려 = 북한이 핵실험을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그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북한은 이날 “과학연구부문에서 지하핵실험을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전문가들의 초기 평가결과, 실험이 “펑하고 터지기 보다는 실패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 것으로 AP통신은 전했다.

또 뉴욕 타임스도 “북한의 주장대로 실험이 실시됐다 하더라도 그게 실제 핵폭탄인지, 초보적인 장치(primitive device)인 지는 불분명하다”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재래식 폭발물을 터뜨려놓고 핵폭발로 가장하려 할 수도 있다고 신중을 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내 핵전문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 김태우 박사는 핵실험 성공 여부는 총론과 각론으로 나눠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론적으로는 핵실험이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실험이 실패했으면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북한당국도 핵실험 성공 발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각론적으로는 플루토늄이 얼마나 폭발했는지, 무기 활용 가능성이 입증됐는지 여부 등은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북한 원자력총국 산하 남천화학연합기업소의 핵폐기물 처리회사 부사장을 지낸 김대호(47.1994년 입국)씨는 “북한 자체 기술에 의한 핵실험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과연 핵실험인지, 또 핵실험이 성공했는지 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방사성 물질 어떤 형태로든지 환경에 영향” = 북한은 “과학적 타산과 면밀한 계산에 의하여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방사능 유출과 같은 위험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핵실험으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지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태우 박사는 “지하핵실험은 방사성 물질이 땅속으로 스며들든지 아니면 대기권으로 솟아오르는지 어떤 형태로든지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것은 ’버섯구름’이 솟아오르는 것과 같은 대규모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북한 핵실험에 따른 남한지역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해 “최악의 경우라도 서울지역은 방사선량 허용치를 밑돌고 인체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며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낮게 분석했다.

한편 우리 군(軍)은 대규모의 방사능 낙진은 아니더라도 방사능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에 따라 방사능 피해 방지를 위해 방사능 정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소규모 핵실험 더 나빠” = 한국지질자원연구원측은 이날 북한의 핵실험 폭발 규모를 최소 TNT 0.8Kt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TNT 0.8Kt은 비교적 중.소급에 해당하는 핵실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투하된 15Kt과 22Kt 정도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폭발 규모다.

김태우 박사는 “폭발 규모를 추정하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전제하면서 “소규모로 진행됐다면 폭발 효용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종연구소 백학순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방사능 유출을 우려해 소규모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소규모든지 대규모든지 국제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