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방문 요청에 갔더니 시신 없이 ‘전사증’만…부모 며칠째 오열”

지난 2016년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당 창건일(10·10) 행사 참가 중인 군인들의 모습(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자식이 근무하는 평양 삼석구역 훈련소 부대를 방문한 부모가 부대 관계자에게서 자식의 전사증만 전달 받고 아들의 시신도 확인하지 못한 채 귀가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8일 전했다. 

안타까운 사연은 양강도 삼지연군에 거주하는 50대 부모가 자식을 보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가 귀가한 후 주변에 전해졌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 부모는 아들의 부대에서 방문 요청을 받고 영문도 모르고 서둘러 부대를 찾았다”면서 “부대에서 무슨 설명도 없이 전사증만 받아든 채로 집으로 돌아왔고, 어머니는 오열하다가 실신하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망한 병사는 평양시 삼석구역 91훈련소에서 2년간 복무해왔다. 부모는 지방 출신이면서도 평양에서 근무하는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고, 부대 방문 요청을 동사무소에서 전달 받으면서도 불행한 사건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삼석구역에 있는 부대에서 전사증을 받고 자식의 사망 사실을 알았으나, 전사 배경이나 시신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우리 군은 전투 또는 전투에 준하는 직무 수행 중 발생한 사망자를 전사자로 규정하고, 공무 중 사망한 순직과 구분한다. 북한 군이 우리 군의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과 같은 전사자 규정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탈북민들은 북한 병사들이 전투나 부대 훈련, 기타 임무를 수행하다 사망하면 전사 처리 된다고 보고 있다. 부대 임무와 관련이 없는 개인 활동이나 질병, 규정 위반 행위 등에 따른 사망은 전사로 처리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사 처리가 된 점만 보면 부대 복무 중 훈련이나 기타 임무를 수행하다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시신을 가족에게 공개하지 않은 점을 볼 때 부대 지휘관의 과실에 따른 사망 또는 전염성 질병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한 탈북민은 분석했다. 

귀한 부모는 며칠 채 통곡하며 혼절하는 등 슬픔에 쌓여 있고, 가족들은 사망 원인을 밝혀달라는 신소를 당에 제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 부모의 주변에서도 가족들에게 안타까움을 표하며 군의 처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인민군대에 자식을 보내고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나라가 마구잡이 판이 되는 것이라는 반응이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