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UEP·핵확산 검증 미루면 ‘北 쾌거’‘美 치욕’”

존 볼턴(John Bolton) 전 유엔대사는 9일 “부시 행정부가 영변 플루토늄에 국한한 검증합의를 대가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풀어준다면 커다란 실수이자 치욕스런 일이 될 것”이라고 이같이 주장했다.

부시 행정부 2기 유엔대사를 지낸 볼턴 전 대사는 이날 RFA와 인터뷰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는 “현재 극소수의 인사들만이 알고 있을 뿐 자세한 내막은 알려진 것이 없지만, 부시 행정부가 이번에도 양보할 것이라는 개연성이 아주 높다(very high)”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그런 행동은 북한에게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핵을 보유할 것을 조장하는 신호”라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특히 미국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과 핵 확산 여부에 대한 검증을 추후로 미룬다면 “북한에게는 엄청난 쾌거이겠지만 북한에 양보만 해온 부시 행정부에겐 치욕스런 일이 될 것”이라며 “북한이 핵시설 원상복구를 위협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에 대해서도 추방령을 내린 만큼 지금은 테러국 해제를 단행할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볼턴은 미 행정부가 북핵문제를 서두르는 것에 대해 “내가 볼 때 특히 국무부가 라이스 장관의 재임 중 대북 협상이 성공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현재는 미국에 아주 위험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턴은 “현재 자신을 포함한 보수 인사들은 국무부가 보여준 협상 행태에 아주 우려하고 있다”며 “우린 검증 의정서를 북한의 속임수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보호 장치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에 이번에도 양보한다면 정말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